1. 서 론
헤테로구조(Heterostructure)를 지니는 재료는 내부 미세 조직에 상당한 변화가 구현된 재료로 전통적인 균질한 재료(Homogeneous materials)에 비해 뛰어난 기계적 및 화학적 물성을 보이기 때문에, 최근 소재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로 관심을 받고 있다[1,2]. 헤테로구조 재료는 대표적으로 층상의 라멜라 구조 (lamellar structure) [3,4], 재료 내부의 조성이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경사 구조 (gradient structure) [5], 2상/다상 구조(dual/multiphase structures) [6,7], 그리고 코어-쉘(core-shell structures) [8]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이러한 불규칙적인 구조들은 대부분 일차원, 이차원(층상), 또는 구형이지만, 헤테로 미세조직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로 기존의 예상을 뛰어넘는 우수한 물성(대표적으로 강도와 연성의 동시 향상)을 보여준다.
최근 10년간 많은 연구자들이 단순한 형태의 헤테로구조의 재료에서 벗어나 새로운 헤테로구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그 중에서도 3차원 연속연결구조(3D interconnected structure)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적층제조를 이용한 헤테로구조 재료개발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적층제조로 만들어진 3차원 연속연결 니티놀(NiTi alloy) 격자구조(lattice structure)에 마그네슘 용탕을 침투시켜(infiltration process) NiTi-Mg 복합재료 개발이 되었다[9]. 이 새로운 구조의 복합재료는 높은 항복강도를 지닐 뿐만 아니라, 양립하기 어려운 우수한 진동감쇠능 (damping) 특성 또한 함께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적층제조와 용탕침투법 만들어지는 이 새로운 헤테로구조의 재료는 두 상을 이루는 성분이 서로 불혼화성(immiscible)을 지녀 상간 계면에서 균열이 생성되고 전파될 뿐만 아니라, 적층제조로 격자구조를 제작 시 분말입도 및 에너지 소스 반경에 의한 기술적 제한으로 인해 헤테로구조의 미세조직적 크기가 최소 1 mm 이상으로 제한된다.
금속용탕 탈성분(Liquid Metal Dealloying, LMD) 공정은 일본 동북대학교(Tohoku University)의 Wada 교수가 2011 년 처음 학계에 보고한 탈성분 공정으로, 기존의 화학적 탈성분법(Chemical dealloying)과는 다르게 금속용탕을 탈성분 매개체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10]. 기존의 화학적 탈성분법은 전기음성도 차이로 전구체 합금(precursor alloy)에서 특정 성분 원소만 산수용액을 이용해 이온화시키고, 남은 합금원소의 원자들이 3차원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를 통해 연속연결구조 나노포러스 재료를 만드는 공정이다. 이에 반해, 금속용탕 탈성분법은 열역학적 반응의 혼화성(miscibility) 관계를 이용하여 특정 성분의 원소를 금속용탕에 용해시키는데, 수용액 내에서 쉽게 산화가 되는 비귀금속 원소들의 3차원 연속연결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11-19].
간단히 예를 들어, A와 B원소로 이루어진 전구체 합금(Precursor alloy)을 C원소의 금속용탕에 장입 시킬 때, 만약 A는 C와 혼합 엔탈피(Enthalpy of mixing)가 양을 값을 가지고 B는 C와 음의 혼합 엔탈피 값을 가질 경우 B원소의 원자들만 선택적으로 C용탕에 용해되는 탈성분 반응이 발생한다. 탈성분 반응은 B와 원자결합을 하고 있던 A원자들의 결합을 끊어 에너지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며, 이에 따라 반응계면의 A원자들은 계면확산을 통해 안정적인 결합을 이루고자 한다. 이러한 확산거동은 A원자들의 3차원 자기조직화을 일으키며, 동시에 A원자들의 뼈대구조(ligament structure) 사이로 C용탕이 침투하여 LMD 공정 후에는 A와 C의 3차원 연속연결구조가 서로 결착된 상태로 제작된다[20].
이러한 금속용탕 탈성분법으로 만들어지는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의 대표적인 특징은 혼화성(miscibility)이 좋지 않은 원소들의 균일한 복합재료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21,22]. 보통의 일반적인 복합재료에서는 강화상의 균일한 분포가 중요하며 혼화성이 나쁠 경우 강화상을 균일하게 분포시키기 특히 어렵다. 일반적인 제조공정으로 만들어지는 단순한 구조의 헤테로 복합재료에서는 혼화성이 좋지 않은 경우 특히 연성이 크게 감소하는 특징이 있는데, 금속용탕 탈성분법으로 만들어진 Fe80Cr20-Mg 복합재료는 disordered 한 결착구조를 지니기 때문에, 강도와 연성을 모두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23].
금속용탕 탈성분법으로 만들어지는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의 또다른 미세조직 특징은 뼈대구조(각 연속연결 상의 두께)가 수십 nm에서 수 µm로 아주 미세하다는 것이 특징이다[24]. 하지만, 뼈대구조의 크기를 수십 nm로 작게 제작하기 위해서는 융점이 높은 합금원소가 매우 많이 들어가던가, 또는, 전구체합금의 두께를 매우 얇게 하여서 공정 시간을 짧게 해야 한다. Fe80Cr20-Mg 헤테로 복합재료 제조공정에서는 (Fe80Cr20)xNi100-x 전구체 합금이 사용되며 순수한 Mg 용탕의 온도를 700 °C ~ 800 °C 로 설정한다. 이 경우 수 µm의 뼈대구조가 만들어지는데 일반적인 복합 재료 보다는 훨씬 더 작은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나노결정립 수준의 강화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여러가지 강화 기구 중 가공경화(strain hardening)를 이용한 결정립 미세화는 금속재료에서 쉽게 얻어 낼 수 있어, 많은 금속재료 개발 및 제작에 응용되고 있다. 이렇게 결정립의 크기를 나노단위로 만들어 기계적인 강도 향상 및 추가적인 물성 향상을 얻어내는 것은 헤테로구조 재료에서도 유효한데, 혼화성이 좋지 않은 복합재료의 경우에는 소성가공 중 계면에서 크랙이 발생하기 때문에 압연, 압출, 인발, 단조 등의 소성변형 공정으로는 높은 가공경화 및 효과적인 결정립 미세화를 얻어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강소성(Severe Plastic Deformation, SPD) 공정 중 하나인 고압비틀림(High pressure torsion, HPT) 공정은 디스크 형태의 시편을 매우 높은 정수압이 가해진 하에서 비틀림을 주는 공정으로, 다른 소성변형 공정들 보다 훨씬 높은 전단변형(shear strain)과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을 통해 고경각계를 가지는 균일한 나노결정립 구조재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다양한 금속재료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25-28]. 하지만, 균일한 미세조직을 가지는 통상적인 벌크재료와는 다르게 고압비틀림 공정을 이용한 헤테로구조 복합재료 제작 결과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으며, 디스크 샘플의 두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디스크 샘플 두께를 달리하여 제작된 3차원 연속연결 복합재료에 대한 고압비틀림 공정을 진행하여, 3차원 연속연결 구조를 유지한 Fe80Cr20-Mg 초미세립 헤테로구조 복합재료를 제작하였다. 고압비틀림 공정을 이용한 복합재료 결정립 미세화 연구에서는 대부분 Insitu 복합재료를 디스크 형상으로 가공하여 실험하던가[29,30], 또는 혼화성이 좋은 두 종류의 벌크재료(또는 분말)을 섞어 복합재료를 제작하는 연구가 대표적이다[31]. 혼합 엔탈피가 주로 양의 값을 가지거나 원장반경의 차이가 크고 서로간의 용해도가 존재하지 않는 복합재료의 제조에 대한 연구는 문헌이 매우 적으며 구성성분 사이의 변형거동 차이에 의해서 국부적으로만 변형이 되는 결과를 보이기도 하였다. 이번 연구에서 이용된 금속용탕 탈성분으로 만들어진 헤테로 복합재료는 수 마이크론 수준의 미세한 조직을 지녀 벌크재료 대비 더 빠른 미세화가 가능 할 것으로 생각되며, 3차원 연속연결구조로 각 상이 서로 결착된 형상을 가지기 때문에 구형 형상의 분말의 압분체 보다 더 균일한 변형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3차원 연속연결 Fe80Cr20-Mg 헤테로 복합재료의 초기 두께를 다르게 제작해 고압비틀림 공정을 진행하였으며, 제조된 초미세립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의 미세조직과 기계적인 물성을 주사전자현미경(Field Emission Scanning Electron Microscopy, FE-SEM), 후방산란전자 회절패턴 분석(Electron Backscatter Diffraction, EBSD), 그리고 비커스 경도 시험을 이용해 분석하였다.
2. 실험 방법
2.1 금속용탕 탈성분 공정
고순도 Fe (99.99 at%), Cr (99.99 at%), Ni (99.99 at%) 순금속을 이용해 (Fe80Cr20)70Ni30 전구체 합금(precursor alloy)을 플라즈마 아크 용해(Plasma arc-melting)를 이용해 버튼 형태의 잉곳을 우선 제조하였다. 플라즈마 아크 용해로에서 잉곳을 네 번 이상 뒤집어 재용융하여 화학적 균일성을 확보하였으며, 최종적으로는 두께 4 mm, 폭 40 mm의 판상 샘플을 경각주조 (Tilt casting)를 통해 제작하였다. 그 후 판상 시편은 0.8 mm 또는 1.5 mm 두께로 냉간 압연하였으며, 냉간 압연된 판재는 금속용탕 탈성분 공정을 위해 10 mm 길이로 자른 후, Ar 분위기 하 920 °C 온도에서 12시간 동안 튜브형 퍼니스에서 열처리하였다. 열처리된 샘플표면에 생긴 얇은 산화층은 금속용탕 탈성분 공정 전에 기계적 연마로 제거되었으며, 이렇게 준비된 전구체 합금은 순수한 마그네슘(Mg) 용탕에 800 °C에서 1시간 동안 장입되었다 (Fig 1a). 이때 사용된 Mg 용탕의 순도는 99.9 at % 였으며, 진공챔버 내에 Ar 분위기에서 유도가열 되었다. 전구체 합금의 Ni 원자는 Mg와의 음의 혼합 엔탈피(-4 kJ/mol) 때문에 Mg 용탕에 용해되지만, Fe와 Cr 원자는 각각 +18 및 +24 kJ/mol의 양의 혼합 엔탈피로 인해 Mg과 불혼화성(immiscible) 관계에 있기 때문에 용해되지 않는다 (Fig 1b). 이러한 금속용탕 탈성분 공정으로 Ni은 전부 Mg에 용해되며, 최종적으로는 3차원 연속연결구조의 Fe80Cr20 뼈대구조와 그 사이에 침입한 Mg의 복합재료가 제조된다[23].
2.2 고압비틀림 공정 및 미세조직과 기계적물성 관찰
0.8 mm 또는 1.5 mm 두께로 제작된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는 방전가공(Electrical discharge machining)을 이용해 10 mm 지름의 디스크 형상으로 고압비틀림 시편으로 제작되었다. 고압비틀림 공정의 상부 다이와 하부 다이에는 10 mm 지름 0.25 mm 깊이의 원형 홀이 가공되어 있으며, 제작된 디스크 시편을 하부 다이의 홀에 넣은 후 상부 다이와 접촉하게 될 때 가해주는 압력은 6 GPa였다. 하부 다이는 1 rpm의 속도로 6 GPa 압력상태를 유지하면서회전하고, 각각 10, 30 그리고 60 회전을 끝낸 후 실험을 종료하였다.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를 기계연마 할 경우 경도가 낮은 Mg이 우선 연마가 되거나, 또는 윤활제에 의해서 Mg이 용해가 되어 실제 미세조직이 아닌 변형된 미세조직을 얻게 된다. 따라서,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의 실제 미세조직을 얻어내기 위해 기계적 연마가 아닌 이온빔 연마기(EM TIC 3X, Leica)로 시편 표면이 고르게 연마되었다. 미세구조 분석에는 FE-SEM (Pharos, Phenom)과 EBSD (QUANTAX, Bruker)가 이용되었으며, EBSD 측정 시 빔의 간격 (step size)은 측정 영역의 전체 크기에 따라 0.04 또는 0.15 µm로 설정하였다. 비커스 경도는 300 g의 압력과 10 s 유지시간으로, 디스크의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1 mm 간격으로 측정되었으며 각 위치당 네 번 이상의 실험으로 평균값을 구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두께 0.8 mm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 고압비틀림 공정
그림 2는 LMD 공정의 원소들 사이의 상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Fe와Mg의 상태도는 두 성분원소 사이에 불혼화성을 잘 보여주며, 800 °C에서 액상 Mg내 Fe의 용해도는 0.03 at.% 이하로 매우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Fig 2a). Cr 역시 Mg과 불혼화성을 지니는 것을 혼합 엔탈피 뿐만 아니라 2원계 상태도를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다 (Fig 2b). 이와는 반대로 Ni과 Mg의 상태도를 살펴보면 이 둘 사이에 Mg2Ni과 MgNi2라는 저융점의 금속간 화합물이 쉽게 생기며, 800 °C의 Mg 용탕에 Ni의 용해도는 약 30 at.%로 굉장히 높고 공정반응(Eutectic reaction)에 의해서 Ni이 빠르게 Mg으로 용해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Fig 2c). 따라서, 본 연구의 LMD 공정에 의해 Ni만 Mg에 선택적으로 용해되며, 이로인해 fcc γ상을 지니는 전구체 합금이 Ni 농도의 감소로 Fe와 Cr만을 지닌 bccα상의 뼈대구조로 변태될 것을 Fe-Cr-Ni의 3원계 상태도를 통해서 예측해볼 수 있다 (Fig 2d).
그림 3는 0.8 mm 두께의 (Fe80Cr20)70Ni30 전구체 합금을 Mg 용탕에서 탈성분 공정을 진행했을 때 얻어지는 EBSD 결과를 보여준다. 아쉽게도 본 연구에서는 Mg상과 Fe80Cr20상의 Kikuchi pattern을 동시에 측정하는 조건을 찾기 어려웠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Kikuchi band의 강도(intensity)는 원자산란계수(atomic scattering factor)에 비례하는데, 원자 번호가 큰 Fe80Cr20상에서 훨씬 더 강한 Kikuchi band가 측정이 되어서 Fe80Cr20상의 Kikuchi pattern만 분석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또한, 이온빔밀링에 의해서 생기는 얇은 표면증착이 Mg상의 Kikuchi pattern을 관찰하는데 방해하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금속용탕 탈성분공정으로 만들어지는 3차원 연속연결구조의 생성 메커니즘은 P.-A. Geslin이 Phase Field 모델을 이용해 2015년 처음으로 규명하였다[20]. 여기서, 3차원 연속연결구조가 전구체 합금 안으로 생성되는 현상은 두 단계로 설명되었는데, 첫 번째 단계는 불혼화성 (immiscible)을 지니는 전구체 성분과 금속용탕 성분의 스피노달 분해(Spinodal decomposition)로 불혼화성 성분의 연속연결 도메인 구조가 표면에 발달하게 된다. 이후 두번째 단계로 내부의 혼화성을 띄는 성분이 액상으로 용해되는 동시에 고상과 액상의 확산쌍이 합금 안으로 성장하면서 3차원 연속연결구조의 헤테로 구조가 생성된다. 그림 3a는 Image Quality (IQ) map을 바탕으로 ImageJ 프로그램을 이용해 Fe80Cr20상과 Mg상을 각각 검은색과 흰색 으로 나타낸 그림이다. 이때 Fe80Cr20상은 6.4 µm ± 2.2 µm 그리고 Mg상은 2.2 µm ± 0.9 µm의 크기를 가지는 것으로 정량적으로 분석되었다. 0.8 mm 두께의 (Fe80Cr20)70Ni30 전구체 합금에서 얻어지는 Fe80Cr20상의 분율은 78.1%로 전구체 합금의 Fe와 Cr의 농도에 의해서 Fe80Cr20상의 분율이 영향받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속용탕 탈성분 공정으로 헤테로 복합재료 제작 시 각 상의 분율을 전구체합금의 조성으로 쉽게 조절할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균일한 미세조직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21].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단단한 Fe80Cr20상의 연속연결조직을 활용해 강소성 공정을 진행하기 위해서 Ni의 함량이 적은 (Fe80Cr20)70Ni30 전구체 합금을 활용하였다.
그림 3b는 ND 방향 Inverse Pole Figure (IPF) map으로 금속용탕 탈성분 후 결정방위와 결정립의 크기를 보여주고 있다. (Fe80Cr20)70Ni30 전구체 합금은 냉간압연 후 열처리를 하였기 때문에 등축정(equiaxed grains) 미세조직을 보이지만[23], 금속용탕 탈성분 현상에 의해서 결정립의 변화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화학적 탈성분 공정에서는 귀금속 원소들을 이용하며 이때 전구체 합금과 탈성분 후 만들어지는 포러스 귀금속의 결정구조가 fcc로 동일하다. 따라서, 화학적 탈성분 전 후의 결정립을 살펴보면 전구체 합금의 미세조직이 그대로 공정 후 포러스 금속에서 유지되는 현상이 관찰된다[36-38]. 하지만, 금속용탕 탈성분 공정에서는 여러가지 비귀금속 원소들이 이용되며 초기 전구체의 결정구조와 탈성분으로 만들어지는 고상의 3차원 연속연결 뼈대구조의 결정구조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 연구에서도 전구체 합금은 첨가된 Ni 성분에 의해서 fcc의 결정구조를 지니는데, 탈성분 반응 이후의 Fe80Cr20상은 bcc 결정구조를 가지게 된다. 또한, 탈성분 공정 중 Ni이 용해되면서 동시에 Fe와 Cr 원자들이 계면확산을 통해 재배열 되어 전구체 합금과 전혀 다른 Fe80Cr20상 결정립 구조가 생성되게 된다. 금속용탕 탈성분 공정에서 발생하는 상변태 거동에 지배적인 결정방위관계(orientation relationship)은 공정 온도, 공정 시간, 그리고 특히 용해되는 원소의 전구체 합금에서의 농도에 따라서 달라지는데[13,22], 아직까지 (Fe80Cr20)70Ni30 전구체 합금에서 발생하는 결정방위관계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 없다. 그림 3b의 결과를 통해 초기 등축정의 결정립 크기보다 훨씬 더 큰 매우 조대한 Fe80Cr20 상의 유효결정립(effective grain)들이 생성되는 것으로 보이며, 탈성분 반응과 함께 확산쌍이 성장하는 두께 방향(ND)으로 (111) 또는 (101) 방향의 결정립들이 성장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Fig 3c). 이에 대한 연구는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서 명확하게 규명될 예정이다.
그림 3d는 Kernel Average Misorientation (KAM) map으로 기하적 필수 전위(Geometrically Necessary Dislocation, GND)의 분포를 예측할 수 있다. 복합재료의 경우에는 고온에서 저온으로 냉각 시 각 상의 상이한 열팽창계수에 의해 전위숲 강화(forest hardening)가 발생한다고 잘 알려져 있다[39,40]. 금속용탕 탈성분으로 만들어진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에서도 forest hardening이 기존의 문헌에서 관찰이 되었는데[23], 이 문헌에서의 Fe80Cr20상과 49.1%로 Mg상과 거의 1:1의 분율이었다((Fe80Cr20)50Ni50 전구체 합금 사용). Forest hardening으로 생성되는 GND의 양은 상분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Fe80Cr20)70Ni30에서는 기존의 (Fe80Cr20)50Ni50의 결과보다 더 적은 GND가 발생했을 것이라 유추할 수 있고 이는 KAM map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림 4은 고압비틀림 공정 후 0.8 mm 두께의 Fe80Cr20-Mg 헤테로구조의 미세조직을 보여주고 있다. 고압비틀림 공정으로 발생하는 전단변형량(γ)은 회전수(N), 디스크 중심에서의 거리 (r), 그리고 시편의 두께 (t)에 따라서 아래i의 수식에 따라 달라진다.
10턴의 최대 전단변형을 계산해보면 중심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높은 전단변형이 발생하고 최대 392의 매우 높은 변형이 일어나야 하지만, 관찰된 미세조직에서는 국부적으로 변형이 집중된 디스크 시편 윗면과 아랫면 영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변형이 발생하지 않았다 (Fig 4a-d). 이러한 경향은 30턴 시편에서도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Fig 4e-h). 금형을 이용해 성형하는 공정에서는 시편의 유동이 금형에 의해 제약 받고, 이로 인해서 비유동영역(Dead Metal Zone, DMZ)이 존재하게 된다. 고압비틀림 공정에서는 상부와 하부다이는 통상적으로 Semi-constraint 형식의 다이를 사용하게 되며[25,41], 디스크 시편의 모서리에서 다이 벽에 의한 제약으로 유효변형률과 변형률 속도가 0으로 감소하는 DMZ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42]. 일반적인 합금에서는 이러한 DMZ가 발생하더라도 높은 압력에 의해 디스크 시편 내부에는 높은 전단변형이 발생하는데,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에서는 슬립계의 수가 적은 hcp Mg상이 존재하면 변형거동이 상이한 bcc Fe80Cr20상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DMZ 경계에서만 변형이 집중이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0.8 mm 두께의 시편에서는 고압비틀림 공정 전·후의 비커스 경도에는 변화가 없었다.
또한, 2011년 D. Geist는 금속간화합물(intermetallic) Zr3Al에 약 10%의 잔류 Zr2Al와 α-Zr를 포함하는 시편의 고압비틀림 공정에서 본 연구와 유사한 불균일한 변형거동을 관찰한 바 있다 [43]. 50 µm의 아주 얇은 나노결정립층이 표면에 생성된 이후에는 80턴의 아주 높은 회전수를 주더라도 중간에 변형되지 않는 조대한 결정립층은 그대로 남아있게 되었다. 이는 고압비틀림 공정에 의해서 발생한 가공연화(work softening)에 의한 것으로, 가공연화가 발생하는 영역이 발생하게 되면 그 영역으로 대부분의 변형이 집중되어 불균일한 변형을 야기하는 것으로 설명되어 진다. 순수한 Mg (99.9%)을 고압비틀림 공정을 할 경우 등가변형률 (equivalent strain)이 0에서 5로 증가할 때는 경도가 증가하지만 그 이후 경도가 감소하는 연화현상이 발생하며[44], 이는 hcp 결정구조에서 전위의 상승(dislocation climb) 및 Mg의 낮은 융점으로 인해 회복 (recovery)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본 연구의 0.8 mm 두께의 시편에서도 불균일한 미세조직과 순수한 Mg상에서의 가공연화로 인한 불균일한 변형거동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4a의 왼쪽 하단의 사진은 10턴 시편의 표면을 보여주며 다이와 시편의 미끌림을 억제하기 위해서 다이 표면에 만들어 둔 요철 모양이 그대로 시편에 남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Fig 4a, 4b 그리고 4c에 보이는 단면의 윗부분(시편의 표면부)가 디스크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국부적인 변형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관찰된 디스크 시편의 변형되지 않는 조대한 결정립층은 단순히 다이와 시편의 미끌림에 의한 현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복합재료에서 나타나는 불균일한 소성변형 거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3.1 두께 1.5 mm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 고압비틀림 공정
그림 5는 1.5 mm 두께의 (Fe80Cr20)70Ni30 전구체 합금을 Mg 용탕에서 탈성분 공정을 진행했을 때 얻어지는 3차원 연속연결 미세조직을 보여준다. 그림 5a는 저배율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를 보여주며 이를 이용해서 분석한 ImageJ 정량분석에서 Fe80Cr20상과 Mg상의 크기는 각각 5.6 µm ± 2.0 µm와 2.6 µm ± 0.7 µm였다. Fe80Cr20상의 분율은 72.9%로, 이미지분석 결과 1.5 mm와 0.8 mm 전구체 합금에서 얻어진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들은 비 슷한 상의 크기와 분율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3차원 연속연결구조의 생성 메커니즘이 원자 단위의 계면확산에 기인한 것으로, 계면확산에 의해서만 조대화(coarsening)가 발생한다면 이때 뼈대구조는 수축(shrinkage) 없이 뼈대구조의 지름만 커지기 때문이다. LMD 공정 중 Ni의 선태적인 탈성분 반응에 의해서 반응 계면의 고상쪽에는 Fe와 Cr원자들만 남게 되고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에 의한 3차원 연속연결 bcc 뼈대구조를 생성한다. 이와 동시에 용해된 Ni은 침투해 들어가는 액상 Mg channel 내 확산을 통해 샘플의 바깥쪽으로 빠져나간다. 1시간 LMD 공정은 용해된 Ni이 모두 Mg 용탕 bath로 빠져나가기 충분한 시간으로 아주 소량의 Ni만 Mg channel에 남게 된다. 고배율 이미지에서는 검은색 Mg상 내부에 매우 작은 석출물의 형상을 관찰할 수 있는데(Fig 5b), 이것이 용해된 Ni이 전구체 내부에서 Mg용탕으로 완전히 빠져나가지 못해서 소량 생성된 Mg2Ni 금속간 화합물로 판단된다. Mg 2 Ni상은 아주 적은 분율로 존재하기 때문에 고압비틀림 공정 시 변형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판단된다. 그림 5c는 IPF map으로 0.8 mm에서 얻어진 Fe80Cr20상의 결정립 형태와 유사하지만 ND 방향으로 훨씬 더 길쭉하게 나열된 결정립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IPF에서 강한 (111) 방향의 texture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Fig 5d). 결정립의 형상과 방향은 전구체 합금의 두께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ND 방향으로 나열된 형상과 (111) 또는 (101) 방향의 texture가 생성이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전구체 합금의 두께에 따른 미세조직적 차이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고압비틀림 공정에서 발생하는 차이는 시편의 두께 차이에 따른 소성거동 차이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6는 1.5 mm 전구체에서 얻어진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의 비커스경도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고압비틀림 공정 전 비커스경도는 89 HV 정도로, 이를 항복강도로 변환(3×HV) 한다면 267 MPa 정도이며, (Fe80Cr20)50Ni50 전구체 합금을 이용한 문헌에서 보고된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의 인장 항복강도 192 MPa 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전구체 합금의 Ni의 농도가 30%로 기존 문헌의 50%보다 낮고 이로 인해 Fe80Cr20상의 분율이 더증 가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고압비틀림 공정 10턴 후에는 경도가 크게 향상되었지만, 10턴과 30턴 사이의 경도 변화는 크지 않았다. 60턴 시편의 경우에는 30턴보다 더 높은 경도가 관찰되었다. 일반적인 금속 또는 합금의 경우에는 매우 높은 회전수에는 가공경화와 변형연화(strain softening)가 포화되어 어느 위치에서든 일정한 경도값을 보인다. 하지만, 경도값이 포화되기 전에는 디스크 중심에서는 상대적인 낮은 경도를 보이고 거리가 멀어질수록 경도값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10턴, 30턴 그리고 60턴 시편에서 모두 디스크 중심에서의 거리에 따라서 경도의 변화가 크지 않은 것이 특징이었다. 이는 기계적 거동이 굉장히 상이한 두 종류의 상을 포함하는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의 특징이라 판단된다.
초기 경도보다 60턴 이후 경도가 2배 정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이는 다른 벌크재료들이 60턴의 고압비틀림 공정에서 보이는 경도 증가보다는 훨씬 낮은 효과를 보여준다. 이는 상기 논의했던 순수한 Mg에서 발생하는 가공연화 현상과 더불어 고순도 Fe (99.99 at%)와 Cr (99.99 at%)의 사용에 따른 낮은 불순물(impurity)의 영향도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45]. 불순물의 농도가 높을 시 특히 침입형 원소들에 의한 고용체 강화(solid solution hardening) 효과가 커지며, 전위의 이동을 방해서 전위밀도를 증가시키고 결정립계의 이동성 (grain boundary mobility) 낮추어 결정립의 크기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영향들과 더불어 Mg상과 Fe80Cr20상의 강도차이에 의한 불균일한 변형에 의한 낮은 가공경화 현상이 가장 큰 영향을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수 µm의 결정립의 지니는 순수한 Mg의 항복강도는 101 MPa 정도이며, Fe80Cr20상의 경우 비슷한 결정립 크기에 310 MPa의 매우 큰 항복강도 차이를 보인다[23]. 이러한, 각 상의 강도차이에 의해서 동일한 변형이 아닌 각 상의 유효 변형량이 다르게 발생하는 것을 예측할 수 있으며, 이는 고압비틀림 공정 후 Mg상의 분율이 27.1%에서 20.1%로 감소한 것을 통해 확인될 수 있다.
그림 7a는 60턴 시편에서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 재료의 상이 얇아진 Thin layered 영역의 SEM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변형된 Fe80Cr20상과 Mg상의 단면의 두께는 균일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영역 안에서도 매우 다르게 관찰되었고, 소성 유동 (plastic flow)의 방향이 불규칙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Thin layered 영역에서 Fe80Cr20상의 두께는 1.6 µm ± 0.7 그리고 Mg상은 0.6 µm ± 0.3으로 초기 두께의 약 30%로 크게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각 상의 두께감소는 고압비틀림 공정에서 이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전단변형량을 고려했을 때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으로, 이는 불규칙한 소성 유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EBSD에서 관찰된 결정립의 크기는 각 상의 영역의 두께보다도 훨씬 작게 측정되었는데 (Fig 7b), Thin layered 영역에서 Fe80Cr20상의 결정립 크기는 620 nm였고, 이는 고압비틀림 공정으로 얇아진 각 상의 layer 안에 여러 개의 결정립이 포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팬케이크(pancake) 유형으로 특정 방향으로 크게 연신된 형상을 고려했을 때, 결정립의 얇은 두께로 인해 이것보다 훨씬 더 짧은 dislocation mean free path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7c는 grain boundary map을 보여주고 있다. 고압비틀림 성형 공정에서는 높은 변형량과 정수압을 통해 고경각계(high-angle grain boundary)를 가지는 균일한 나노 결정립 구조재료를 얻을 수 있다고 잘 알려져 있다[46]. 이번 연구의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는 고압비틀림 공정으로 불균일한 나노결정립 구조가 얻어졌지만, 일반적인 고압비틀림 공정의 결과와 유사하게 대부분(83.3%)이 고경각계를 이루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7d는 misorientation angle 분포를 보여주는데, 특정 결정립계가 주도적으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포의 결정립계들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7e와 7f는 각각 KAM map과 KAM 값의 분포를 보여준다. 고압비틀림 공정 전 초기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의 경우에는 KAM map에서 GND의 밀도가 매우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Fig 3d), 고압비틀림 공정 후에는 KAM 값의 증가가 두드러지게 관찰되었다. Fe80Cr20상과 Mg상의 결정구조 차이로 인해 서로 다른 슬립 시스템을 지니며, 슬립방향과 버거스 벡터에 따라 상간 계면에서 전위의 전달은 각 상에서 불균등하게 된다. 따라서, 기하학적 형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밀도의 GND가 생성되어야 하며, 이는 고압비틀림 공정 후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의 기계적 물성(경도)의 향상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Fe80Cr20-Mg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의 고압비틀림 공정 후 미세조직 형상은 국부적으로도 매우 불규칙한 것을 Fig 7a로 관찰할 수 있었는데, mm 단위의 장범위에서 위치에 따라서 상당히 다른 각 상의 두께가 관찰되었다. 그림 8a는 각 상의 두께가 상대적으로 두꺼운 Thick layered region의 SEM 이미지를 그림 7a와 동일배율로 보여주고 있다. Thick layered region의 Fe80Cr20상의 두께는 2.1 µm ± 0.7 그리고 Mg상은 0.7 µm ± 0.3으로, Thin layered region에 비해서 두꺼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Fe80Cr20상의 각 층마다 결정립의 크기는 520 nm로 오히려 Thin layered region 보다 더 작은 결정립이 관찰되었으며 (Fig 8b), Thin layered region과 고경각계의 분율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Fig 8c). 따라서, Thin layer와 Thick layer 영역들은 디스크 중심에서의 거리에 따라서 다르게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불균일한 소성거동에 따라서 위치별로 소성변형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단면 관찰에서 관찰되는 두께가 다르게 보이는 것으로 가정해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고압비틀림 공정을 이용한 헤테로구조 복합 재료 제작에는 multi-sector 디스크 형상[47,48], layered 디스크 형상[30], 또는 압축된 분말 성형체(compacted mixed powder) [31, 49]가 주로 사용되었는데, 이번 연구에서 처음으로 3차원 연속연결 복합재료를 고압비틀림 공정에 응용해보았다. Multi-sector 디스크와 layered 디스크 형상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고압비틀림 공정 후에도 각 상의 두께가 수십 또는 수백 µm로 매우 두꺼우며, 압축된 분말 성형체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각 상의 두께는 초기의 작은 분말 크기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얇으나 particle reinforced 형태의 헤테로구조가 만들어지는 한계를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복합재료에서 균일한 변형을 발생시키고자 대부분 fcc 결정구조를 지니는 Cu를 포함하며, 복합재료의 성분끼리 용해도가 높고 원자반경 차이가 작은 조합을 이용하는 연구만 진행이 되었다 (Table 1 [50]).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Fe80Cr20상과 Mg상은 서로 간의 혼합 엔탈피가 굉장히 높으며 (18 kJ/mol [51]), 원자반경의 차이가 19.7% [52], 그리고 최대용해도가 각각 0.00043 at% 그리고 2 at%로 매우 낮아[53],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복합재료화가 매우 어려운 원소들을 이용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차원 연속연결구조를 이용한 본 연구에서는 디스크 시편의 두께를 공정변수로 조절하여 3차원 연속연결 Fe80Cr20-Mg 초미세립 헤테로구조 복합재료를 성공적으로 제작하였다. 이렇게 제작된 헤테로구조 복합재료의 상단위에서는 결정구조가 다른 Fe80Cr20상과 Mg상이 존재하며, 고압비틀림 공정 후에는 국부적으로 복잡한 복합재료의 형상을 지니는 마이크로 스케일의 헤테로구조가 관찰되었다. 복잡한 헤테로구조 내부의 초미세립 결정립은 불규칙한 결정방위를 지닌 것이 EBSD pole figure 결과를 통해 확인되었다 (Fig 9). Fe-Mg 초미세립 라멜라 복합재료의 경우 Mg이온의 확산거리를 증가시켜, Mg에서 발생하는 갈바닉 부식을 억제하는 구조적인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4]. 이러한, 헤테로구조 복합재료화의 나노구조화는 하나의 물성뿐만 아니라 다른 복합특성을 동시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지니기 때문에[55,56],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여러가지 응용 가능성을 연구할 계획이다.
4. 결 론
본 연구는 금속용탕 탈성분법을 통해 제작된 3차원 연속 연결 헤테로 구조의 Fe80Cr20-Mg 복합재료를 이용한 고압비틀림 공정을 연구하였다. 두께가 얇은 0.8 mm 디스크 시편의 경우 디스크 내부는 전혀 변형되지 않았으며 DMZ 경계에서 국부적으로 변형이 집중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하지만, 두께가 두꺼운 1.5 mm 시편을 이용하는 경우 효과적인 변형이 발생하여 라멜라 형상의 복합재료 구조를 얻을 수 있었다. 각 상의 두께는 1 µm 보다 두꺼웠지만 각 층상 구조 내부의 결정립의 크기는 이보다 훨씬 더 작은 초미세립이 관찰되었으며, 고경각계를 이루는 결정립들이 무질서한 배열을 가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고압비틀림 공정 중 bcc 상과 hcp Mg 상은 서로 다른 슬립시스템을 지녀, 강소성공정 중 기하학적 형상을 유지하기 위해 GND의 밀도가 공정 전보다 훨씬 늘어나는 것을 EBSD의 KAM map으로 관찰하였다. 일반적인 금속 및 합금의 경우와는 달리 디스크 중심에서의 거리에 따라 경도의 변화가 크지 않은 특징을 보였지만, 회전수가 증가할수록 평균 경도 값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3차원 연속연결 헤테로구조의 복합재료를 이용할 시, 서로 다른 화학적·물리적 특성을 지닌 다상 복합재료의 조직을 고압비틀림 공정으로 효과적으로 초미세립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