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고온 환경에서의 소재 마모 특성은 항공 우주, 발전소, 자동차, 석유 화학 플랜트 등 산업 분야에서 고온 작동 부품의 성능과 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물성들 중 하나이다. 고온 환경에서 사용되는 소재는 높은 기계적 강도와 내마모성을 동시에 가져야 하며, 이에 그동안 다양한 합금들이 개발, 제시되어 왔다[1,2]. 최근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금속 소재 중 하나로 Ta-10W 합금이 주목받고 있다[3,4].
탄탈럼(Ta)은 녹는점이 약 2996°C로 매우 높고, 우수한 내식성과 고온 산화 저항성을 지니고 있어 고온 극한 환경에서의 응용에 적합하다. 상기 특성 덕분에 탄탈럼은 항공 우주 산업에서의 엔진 부품, 화학 처리 장비의 내식성 부품, 그리고 핵산업에서의 내 방사선용 소재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순수 탄탈럼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도를 가지기 때문에, 고온 내마모 적용 분야에서 일부 부족함이 있었다. 이에 따라, 탄탈럼에 다른 금속을 첨가한 합금화를 통하여 기계적 성질을 향상시키려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4,5].
텅스텐(W)은 높은 경도와 강도를 가지며, 탄탈럼과의 합금화 시 기계적 특성의 향상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a-10W 합금은 탄탈럼에 10wt.%의 텅스텐을 첨가한 합금으로, 이는 텅스텐의 기계적 강도와 탄탈럼의 고온 특성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합으로 제시되고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텅스텐의 첨가는 탄탈럼의 재결정 온도를 상승시키고, 고온에서의 경도 및 기계적 특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6-8].
탄탈럼 및 그 합금들의 마찰 마모 특성은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9-11]. K. Lembit등은 순수 탄탈럼의 건식 슬라이딩 마모에서 미세조직을 조사하고 마찰 계수와 마모량이 소재의 초기 미세조직과 경도에 의존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고하였다[11]. 이 후 여러 연구를 통해 β-Ta는 높은 경도를 가지고 있지만, 큰 취성과 낮은 하중 지지 능력을 가지고 있어 고하중에서 파손과 마모가 발생하기 쉽다고 제시되었다[11-16]. 한편 합금 원소로 탄탈럼에 함유된 텅스텐은 마찰로 인해 형성될 수 있는 텅스텐 산화물을 유도하고 표면을 손상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16]. 한편 일부 연구에서는 Ta-W 합금을 제조하기 위해 스파크 플라즈마 소결을 적용하여 제조하였다. 즉 S. Seyyedin 등은 Ta-W 분말의 기계적 합금화 후 스파크 플라즈마 소결을 사용하여 2000°C에서 5분 동안 소결된 Ta-10W 합금의 미세조직, 경도 및 인장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다[17]. 또한, P. Sun등은 순수 티타늄(CP-Ti)과 Ti-6Al-4V(TC4) 합금 표면에 이온 도금을 이용하여 Ta-10W 코팅층을 형성하고 이 코팅층의 부식 저항성에 대해 연구하였다. 여기에서 전기 화학적 부식 시험 결과 Ta-10W 코팅을 통해 Ti계 모재의 부식 저항성 향상이 가능하다고 제시하였다[18]. Ta-10W 합금의 고온 산화 특성에 대한 연구도 일부 수행된 바 있으며(~900°C) [19,20], 특히 Ta-10W 합금은 약 500°C 내외의 온도 조건에서 pest 산화 (산화물이 해충의 알처럼 형성)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1]. Ta-10W 합금의 독특한 고온 산화 특성에도 불구하고, 고온 마찰, 마모 특성에 대한 온도의 영향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인 최대 300°C까지만 보고되고 있다[22]. 즉 극한 환경의 고온에서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Ta-10W 합금의 고온 마모 특성에 대한 연구는 현재까지 전혀 연구된 바 없다.
본 연구에서는 200 °C, 400 °C, 600 °C, 700 °C에서 Ta-10W 합금의 고온 마모 특성을 조사하고, 마모 특성과 마모흔 분석 결과를 연계하여 온도 조건에 따른 Ta-10W 합금의 고온 마모 거동에 대해 제시하고자 하였다.
2. 실험 방법
본 연구에서는 상용 Ta-10W 압연재를 지름(φ) 50 mm, 두께(T) 4 mm를 가지는 디스크 형태로 가공한 뒤, 표면을 SiC paper #2400까지 연마하여 고온 마모 시험을 수행하였다. 고온 마모 시험은 미끄럼 마모, ball-on-disk 방식으로 수행하였으며, 지름 9.5 mm크기를 가지는 산화 알루미늄(alumina, Al2O3)를 상대 마모재로 사용하여 friction radius는 30 mm, 하중 50 N, 회전 속도 600 m/s의 조건 하에서 1시간 동안 실시하였다. 이 때 미끄럼 거리(sliding distance)는 3600 m로 고정하였다. 고온 마모 시험은 200 °C, 400 °C, 600 °C, 700 °C 환경에서 각각 2회씩 수행하였다. 추가적으로 수행한 고온 경도 실험의 경우 고온 비커스 경도기(Nikon QM-2)를 사용하여 시험편이 장입된 챔버의 온도를 증가시켜 가며 25 °C, 100 °C, 200 °C, 300 °C, 400 °C, 500 °C, 600 °C, 700 °C에서 압입자를 압입한 뒤 3초간 유지하여 측정하였다. 또한 각 온도에서 3회 이상 시험 후 얻어진 값들의 평균 값을 대표 값으로 사용하였다.
고온 마모 시험 후 마모흔의 단면 분석과 상 분석을 위해 시험편의 표면을 silicon carbide paper로 #800 ~ #4000까지 연마한 후 1 μm diamond suspension과 0.04 μm colloidal silica를 이용해 미세 연마를 진행하였다. 미세조직 관찰을 위해서 전계 방출형 주사 전자 현미경(field emission scanning electron microscopy, FE-SEM, TESCAN MRIA3XMH) 및 전계 방출형 미세 탐침 분석기(electron probe microanalysis, FE-EPMA, JXA-8530F Plus)를 사용하였다. 고온 마모 시험편의 상 분석을 위해 X-선 회절 분석기(X-ray diffraction, XRD, PANalytical) 장비를 이용하였으며, 이 때 측정 구간은 2θ 20°~90°, 스캔 속도는 분당 1°로 설정한 뒤 수행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Ta-10W 합금의 고온 마모 특성
그림 1에 Ta-10W 합금의 고온 마모 시험 후 시험편의 표면에서 측정한 X선 회절 분석 결과를 나타냈다. 이 그림에서 200 °C, 400 °C, 600 °C 조건의 경우 체심 입방(BCC, body centered cubic) 구조를 가지는 α-Ta이 확인되었으며, 수행했던 마모 조건의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α-Ta의 피크 강도(peak intensity)가 감소함과 동시에 피크 이동(peak shift)가 왼쪽으로 일어난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700 °C에서 고온 마모 시험편의 경우에는 α-Ta 피크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대신에 Ta2O5의 회절 피크들만 검출되었다. 즉 700 °C 고온 마모 시편에서는 현재한 Ta계 산화물들의 생성이 확인되었다. X선 회절 원리를 나타내는 Bragg 법칙은 아래의 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여기에서 d는 결정면 사이의 거리, θ는 입사 광선 및 반사 광선과 결정면 사이의 각도, λ는 파장, n은 정수를 의미한다.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회절 각도가 감소하는 것은 d값의 증가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소재에 인장 응력, 상 변태, 급랭 등이 가해지거나 나타나는 경우 격자 팽창에 의해 d값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a2O5의 경우 일반적으로 orthorhombic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 때 격자 상수는 a: 6.192 Å, b: 3.664 Å, c: 3.872 Å 이다. BCC 구조를 가지는 α-Ta 의 3.30 Å 대비 모든 방향에서 높은 d 값을 나타내 낮은 각도에서 회절하게 된다. 즉, 본 연구에서 700 °C 산화 시험 후 확인되 는 Ta2O5 피크들, 그리고 200 °C, 400 °C, 600 °C 조건 간 비교에서 온도가 높아질수록 산화 시험 후 α-Ta 피크가 소폭 왼쪽에서 이동하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하여 추론해 보면, 고온 마모에서 나타나는 α-Ta의 산화가 α-Ta 상의 피크 이동과 피크 강도의 감소를 유도하였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림 2에 Ta-10W 합금의 고온 마모 시험을 통하여 얻어진 마모 온도별 시험편의 무게 손실(weight loss)들과 마모 속도(wear rate)들을 도시하였다. 200 °C 온도 조건에서부터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400 °C, 600 °C에서는 마모 시험편의 무게 손실량이 감소(우수한 마모 저항성)하는 경향을 나타냈으나, 700 °C에서 무게 손실량이 급격하게 증가(마모 저항성의 큰 저하)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끄럼 마모 시험의 경우 마모 속도(wear rate)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22,23].
여기서 V는 시험편의 단위 하중 및 단위 거리 당 체적을, Δm은 마모 시험편의 무게 손실량(g)을, ρ는 소재의 밀도(g/cm3)를, P는 마모 하중(N)을, S는 마모가 진행된 거리(m)를 의미한다. 상기 관계식을 이용하여 Ta-10W 합금의 마모 속도를 계산한 결과, 200 °C 조건에서 2.12×10-4 mm3·N-1·m-1, 400 °C 조건에서 2.67×10-5mm3·N-1·m-1, 600 °C 조건에서 4.21×10-6 mm3·N-1·m-1, 700 °C 조건에서 3.87×10-4 mm3·N-1·m-1로 각각 얻어졌다.
그림 3에 고온 마모 결과로부터 얻어진 시간에 따른 마모 온도별 마찰 계수 변화(a)와 각 마모 온도별 평균 마찰 계수(b)를 나타냈다. 먼저 마모 시험이 진행됨에 따라 마찰 계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그림 2(a)), 상대적으로 마모 온도가 낮은 두 조건 (200 °C, 400 °C)의 경우 시간에 따라 마찰 계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다가 이후에 수렴하였다 (검정 선 및 붉은 선). 그러나 상대적으로 더 고온인 600 °C와 700 °C 조건의 경우, 시험 초기 마찰 계수가 200 °C, 400 °C 온도 조건의 마찰 계수 대비 높은 값들을 보이다 급격히 감소하고, 이후 시간에 따라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며 최종적으로 마찰 계수가 감소하는 특징을 나타냈다 (파랑 선 및 청록 선).
3.2 Ta-10W 합금의 고온 마모흔 분석
그림 4에 200 °C, 400 °C, 600 °C, 700 °C 고온 마모 시험 후 대표적인 마이크로 표면 관찰 결과들을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먼저,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 조건인 200 °C, 400 °C의 경우 마모 볼로 형성된 마모흔이 흑색을 나타내고 있었다. 반면, 높은 온도 조건인 600 °C와 700 °C 조건에서 시험하여 형성된 마모흔의 경우 백색을 띄고 있었다. 탄탈럼계 합금에서 형성되는 대표적인 산화물인 Ta2O5가 백색을 나타낸 점을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인 700 °C의 경우 탄탈럼계 산화물이 형성되었을 것을 유추할 수 있으며 이는 XRD 분석 결과 (그림 1)과도 잘 일치하고 있다.
보다 상세한 마모 수행 온도에 따른 생성 마모흔의 특징과 차이를 알아보고자 그림 5에 200 °C와 400 °C 마모흔 SEM 관찰 결과를 제시하였다. 그 결과 두 온도 조건들 모두에서 마모흔에 구멍(pit)과 고랑(furrows)이 지배적으로 관찰되었다.
이는 마모 상대재인 산화 알루미늄 볼에 의해 Ta-10W가 연삭됨에 따라 debris가 축적되어 마모흔을 형성하기 때문으로 유추될 수 있다. 200°C마모 시험의 마모흔 관찰 결과 주로 연삭 마모(abrasive wear) 거동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림 5(a) (200°C)에 나타낸 1번 영역의 마모흔 표면의 EDS 맵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마모 상대재인 산화 알루미늄 볼로부터 일부 응착 마모도 함께 검출되었다. 400 °C 마모흔 관찰 결과, 200 °C와 달리 구멍과 고랑 영역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깨끗한 표면이 관찰된 점을 통해 400 °C 온도 조건에서는 200 °C 조건 마모에서 보다 응착 마모(adhesive wear) 거동이 더 활발하게 발생한 것으로 사료된다 (그림 5(b)).
반면, 600 °C 온도 조건에서 관찰된 마모흔의 경우 200 °C, 400 °C 대비 더 이상 구멍(pit)과 고랑(furrow)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대신 파편화된 산화물(pest oxide)들이 관찰되었다 (그림 6(a)). 또한 700 °C 마모 시험 후 마모 표면에서도 균열들과 함께 파편화된 산화물이 지배적으로 관찰되었으며 그 정도가 더욱 현저하였다 (그림 6(b)).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 조건들과 비교하여 pit와 균열이 가장 높은 빈도로 관찰되었다. EDS 맵 결과를 통해 표면에 형성된 산화물은 Ta계 산화물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들 (200 °C, 400 °C, 600 °C)의 마모흔 알루미늄 원소 맵을 비교하여 알루미늄 원소의 검출량이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도 확인되었다.
3.3 Ta-10W 합금의 고온 마모 거동
그림 7에 고온 마모 시험 후 시편을 단면으로 절단하고 마모면 아래의 단면 부위를 관찰한 SEM 결과들을 나타냈다. 먼저 모든 조건들에서 마찰 마모에 의한 표면 물결 무늬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0 °C에서 마모 시험 후 나타나는 단면의 경우 고배율 영역 (white box)을 살펴보면 Ta-10W 시험 소재가 용해(dilution)된 단면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400 °C 에서도 일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0 °C와 700 °C 고온 마모 시험편의 경우 표면 직하 영역에서 균열이 지배적으로 관찰되었다.
마모 시험 중 마모 시험재와 마모 상대재 간 연삭, 응착에 의해 표면 윤활층이 형성될 수 있으며 이는 마찰 계수를 감소시켜 마모 특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25]. 또한 탄탈럼-텅스텐은 약 873K 이상에서 취성이 강한 Ta2O5가 형성되고 확산에 의해 소재 내부에 산소가 침입할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13]. 한편 고온 마모 시험의 경우 마모 시험 조건으로 설정된 온도뿐만 아니라 상대 마모재에 의한 마찰에 의한 마모 표면의 온도 증가도 일어날 수 있고 이에 추가적인 내부 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28]. 관련한 내용들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고자 그림 8에 마모 온도 조건에 따른 마모흔 단면들의 FE-EPMA 분석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도시하였다.
먼저, 200 °C와 400 °C 단면 분석 결과, 마모흔 직하 영역에서 Ta와 W가 불균일하게 검출되었으며, Ta와 W이 상대적으로 낮은 함량으로 존재하는 영역에 알루미늄과 산소의 강도(intensity)들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산화 알루미늄 볼이 고온 마모 시험 중 마모 소재로 일부 침투되어 들어갔음을 유추할 수 있는 결과이다. 이와 관련하여 본 연구의 그림 3 (a), 시간에 따른 마찰 계수 변화 결과에서 200 °C 및 400 °C 조건에서 마찰 계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였음에 주목할 만하다. 이전 연구 결과에서 제시된 상대재에 의한 윤활 효과와 본 연구의 낮은 마모 온도에서의 상대재 검출 및 이 마모 온도에서 나타난 마찰 계수의 점진적인 증가를 고려할 때, 본 연구에서도 상대재인 산화 알루미늄의 연삭, 침투에 의해 마찰 시 윤활 작용이 일어난 것으로 예상된다[24-25]. 하지만 600 °C의 경우 알루미늄이 명확하게는 확인되지 않으며 Ta및 W계 산화물이 형성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700 °C 마모 후 단면 EPMA map의 경우 마모흔 단면에 Ta와 W로 구성된 산화물층이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를 그림 5와 그림 6의 마모흔 표면과 연계하여 살펴보았을 때, 700 °C 마모흔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던 pit와 균열은 Ta 및 W계 산화물이 파괴되어 형성된 것으로 유추할 수 있었다.
그림 9(a)에 Ta-10W의 상온부터 700 °C까지 고온 비커스 경도 측정 결과와 고온 마모 시험 후 산화 알루미늄 볼의 무게 변화 및 거시적 형상을 도시하였다 (그림 9(b)). 먼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Ta-10W 합금의 경도는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일반적으로 고온 환경에서 마모 시험 시 조직이 연화되고 점도(viscosity)가 증가하여 마찰 계수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26-28]. 하지만 이전에 정리했던 온도에 따른 마찰 계수 그래프를 통해(그림 3(a)) 200 °C 부터 600 °C 온도 범위에선 온도가 증가할수록 평균 마찰 계수는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하였다. 또한 그림 9(b)에 나타낸 마모 온도 별 산화 알루미늄 볼 형상을 살펴보면, 낮은 마모 시험 온도 조건들(200 °C, 400 °C)의 경우 600 °C 와 700 °C 대비 크게 연삭된 형태를 나타냈다. 알루미나 볼에서 연삭된 영역의 면적을 계산해본 결과, 200 °C 조건에서 43.92 mm2, 400 °C 에서 15.48 mm2, 600 °C에서 4.59 mm2, 700도 조건에 1.87 mm2로 확인되었다. 즉 마모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알루미나 볼의 마모 면적은 감소하였다. 한편, 고온 마모 시험 후 Ta-10W 소재에 형성된 마모흔의 폭을 측정한 결과, 200 °C 조건의 경우 7.59 mm, 400 °C에서 4.49 mm, 600 °C 에서 3.86 mm, 700 °C 에서 4.87 mm로 측정되었다. 이를 통해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알루미나 볼의 연삭 면적 대비 마모흔의 폭이 넓게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Galling 현상은 미끄럼 마모 시험 중 소재에 높은 하중이 가해지는 경우 마모재와 상대 마모재 사이의 마찰에 의해 국부적인 영역에 하중이 집중되는 현상이다[29,30]. 마모 온도 증가에 따른 Ta-10W의 경도 감소 (연화), 시험 후 알루미나 볼의 마모된 면적이 마모흔의 폭 대비 감소(형상 유지)하는 결과들로 유추해 보았을 때, galling 현상이 600 °C와 700 °C의 고온 마모 시험 초기에 발생하여 200 °C 와 400 °C 조건 대비 마찰 계수가 높게 나타난 뒤 이 후 그 값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전술한 알루미나 볼의 특징, 온도 별 마모흔 및 마모 단면 분석 결과와 그림 9(b)의 상대 마모재의 형상 및 무게 변화까지 고려하였을 때, Ta-10W 합금의 400 °C 및 600 °C 고온 마모 특성은 시험 중 Ta 산화물이 윤활 작용을 하는 보호층으로 작용함에 따라 평균 마찰 계수가 감소하여 마모 특성이 우수해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반면, 700 °C의 경우 과도하게 형성된 산화물층이 붕괴되어 600 °C와 유사한 평균 마찰 계수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마모량이 급증한 것으로 판단된다.
전술한 결과들을 종합하였을 때, Ta-10W 합금의 고온 마모 거동은 마모 시험 온도 조건인 200 °C, 400 °C, 600 °C, 700 °C까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먼저, 200 °C의 경우 마모 상대재에 의한 연삭 마모 거동이 지배적으로 나타나 형성된 구멍과 고랑이 관찰되었으며, 높은 마모량(낮은 마모 저항성)을 나타냈다. 400 °C에서는 마모 상대재(산화 알루미늄)가 Ta-10W 합금 표면에 응착되고 윤활 효과를 야기하여 마모량이 감소하였다 (마모 저항성의 향상). 한편, 600 °C의 경우 400 °C와 달리 연삭 마모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응착 마모가 지배적으로 나타남과 동시에 마모 표면에 일부 알 형태의 산화물(pest oxide)이 일부 관찰되었고 가장 우수한 마모 저항성을 나타냈다. 반면, 700 °C의 경우 시험 중 마모 표면에 형성된 백색의 Ta2O5산화물이 파괴됨에 따라 형성된 고랑과 구멍이 지배적으로 확인되었으며 산화물의 강한 취성에 기인하여 마모량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즉, Ta-10W 합금의 마모 환경은 Ta 및 W계 산화물이 지배적으로 형성되는 온도 이하에서 사용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Ta-10W 합금의 고온 마모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온도 조건(200 °C, 400 °C, 600 °C, 700 °C)에서 산화 알루미늄을 상대재로 한 볼 온 디스크 마모 시험을 수행하였다. 시험 결과, Ta-10W 합금의 마모량은 200 °C에서 400 °C, 600 °C로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경향(마모 저항성 우수)을 보였으나, 700 °C에서는 급격히 증가하는 특징이 확인되었다.
마모흔 분석 결과, 200 °C 고온 마모 시험편의 경우 연삭 마모 거동이 지배적으로 확인되었으나, 400 °C와 600 °C로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상대 마모재가 연삭되고 마모 표면에 응착되어 비교적 균일하고 안정된 산화물층이 윤활 효과를 나타내 마모 저항성을 향상시키는 반면, 700 °C에서는 시험 중 마모 표면에 Ta2O5산화물층이 지배적으로 형성되고, 상대 마모재의 마모 하중에 의해 파괴됨에 따라 마모량이 다시 급격히 증가하였다. 즉, Ta-10W 합금이 특정 온도 범위(~600 °C) 이내 환경에서는 우수한 마모 저항성을 보이나 임계 온도 이상에서는 소재의 손상이 급격히 증가함을 제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