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기계구조용 합금강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대표적인 금속 재료로, 그 중 SCR420H는 크롬을 함유한 합금강으로서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 소재는 일반적으로 강도와 내마모성 향상을 위해 표면 경화 열처리가 적용되며, 대표적인 열처리 방법으로는 침탄과 질화 공정이 있다. 이들 공정은 소재의 물리적 및 화학적 특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질화 공정은 약 500~580 °C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수행되므로, 900 °C 이상의 고온 처리를 요구하는 침탄 공정에 비해 열변형이 적고 급속 냉각이 불필요하다는 장점을 갖는다[1-3]. 특히, 질화 시 표면에 형성되는 ε상 및 γ′상 화합물은 높은 경도를 보여 산업적으로 매우 유용하며, 이에 따라 내마모성이 요구되는 부품에 대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산업계에서 사용되는 질화 공정으로는 염욕질화, 가스질화, 진공질화, 플라즈마 질화 등이 있으며[1], 염욕질화는 독일 Degussa사의 타프트라이드 공정 이후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으나, 염의 환경 유해성으로 인해 점차 활용이 줄고 있다. 반면, 플라즈마 질화는 암모니아 대신 질소 가스를 사용하며, 표면에 산화층이 존재하는 비철합금이나 스테인리스강과 같은 소재에도 표면 활성화를 통해 질화 처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4-6]. 그러나 복잡한 형상의 부품 처리에는 제약이 있고, 양산성과 비용 측면에서도 가스질화에 비해 단점이 있다.
가스질화는 상압에서 암모니아 가스를 이용한 대류 기반 반응으로, 제품의 크기나 형상에 관계없이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사용된 암모니아는 모두 분해되어 배출되므로 환경적으로도 유리하다. 이 공정에서 암모니아의 분해로 생성된 질소 원자가 소재 표면으로 침투하여 철과 반응하면서 ε-Fe2-3N 및 γ′-Fe4N 상으로 구성된 화합물층을 형성한다[3]. 이 중 ε상은 높은 경도를 갖기 때문에 내마모성이 요구되는 부품에 적합하며, γ′상은 비교적 낮은 경도와 높은 인성을 지녀, 마모 저항성과 인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부품에 활용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가스질화는 지난 수십 년간 산업 전반에서 폭넓게 적용되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질화포텐셜(KN)을 제어하여 화합물층의 구성 및 경화 깊이를 동시에 제어하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7-8].
가스 분위기 하에서의 질화 및 연질화 성장기구에 대한 연구는 J. Slycke와 L. Sproge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으며[9,10], 이후 M.A.J. Sommers, H. Du, M. Maldzinski 등 여러 연구자들이 질화 분위기 내 가스 조성과 질화 화합물 형성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11-15]. Sommers는 암모니아의 분해로 인한 가스 조성이 화합물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고, H. Du는 열역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화합물 성장 모델을 제시하였다[16-17]. Maldzinski는 질화포텐셜(KN)의 변화를 통해 화합물층 형성에 미치는 가스 분위기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18]. 이러한 연구들은 질화포텐셜이 질화 화합물의 상분율과 두께 조절에 핵심적인 변수임을 보여주고 있다[19-27]. 또한 최근에는 CALPHAD(CALculation of PHAse Diagram) 기법을 활용하여 질화 공정 중 상 안정성과 화합물의 형성 조건을 예측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CALPHAD는 열역학 기반의 계산 도구로, 질화 열처리 시 형성되는 ε상 및 γ′상의 상분율 예측과 공정 조건 설정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KN 제어를 통한 질화 품질 개선과 정밀 부품 제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SCR420H 기어 부품에 질화 화합물 제어를 통한 적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28-39]. 다만 대부분의 기존 연구는 실험 장비(예: 석영관)를 기반으로 하며, 실시간으로 KN을 제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수행된다. 그러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질화 장비는 최소 1 m3 이상의 대형 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스 분위기 변화가 즉각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보통은 질화 온도에 도달하기 전, 암모니아가 충전된 상태에서 승온이 이루어지고, 이후 KN을 서서히 제어하는 방식으로 공정이 진행된다. 이로 인해 설정된 온도에서의 초기 반응은 실제 KN 값이 아닌, 더 높은 초기 KN 값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산업 현장에서는 질화 전 금속 표면에 산화 및 환원 반응을 유도하는 활성화 단계를 포함하기 때문에, 실험실 조건과는 다른 화합물 성장 거동을 보일 수 있다[40, 4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산업 현장의 실제 분위기 하에서 시간에 따른 질화 화합물 성장 거동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실제 산업용 가스질화로를 활용하여 기계구조용 합금강 SCR420H를 대상으로 주요 공정 인자(질화포텐셜, 시간, 온도 등)의 변화가 화합물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암모니아의 분해율은 수소 센서를 통해 측정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질화포텐셜을 계산하였다. 형성된 화합물층의 두께 및 형상은 광학현미경을 통해 관찰하였고, XRD 분석을 통해 질화 화합물의 상을 규명하였다. 또한, CALPHAD 기반 열역학 계산을 통해 상 형성과 거동을 예측하고, 실험 결과와 비교 분석함으로써 실제 산업 조건 하에서의 질화 거동을 보다 정량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실험실 조건과 달리, 산업용 질화로의 KN 반응 지연 및 초기 고 KN 상태 등 실제 분위기를 반영한 조건에서 SCR420H 소재의 질화 화합물 성장거동을 규명하는 데 있으며, 추가로 CALPHAD 기반 열역학 분석을 통해 상 형성 메커니즘을 정량적으로 해석하고자 하였다.
2. 실험 방법
본 연구에서는 국 내외 산업에서 기계 부품 제조에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기계구조용 크롬강 SCR420H 에 대한 화합물층 성장 거동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표 1은 본 연구에서 사용한 KS규격 SCR420H 소재에 대한 화학성분표이다. 시험편은 우선 KS 규격에 따라 QT 열처리를 진행한 이후, 표면을 1500번까지 연마하였다.
가스질화는 위의 방법에 따라 준비된 시험편을 가지고 SECO/WARWICK사의 질화 장비(HRNe60.60.90-750)에 장입한 이 후 진행하였다. 로 안에 시험편을 장입한 후 설정한 질화온도 510 °C, 540 °C까지 온도를 상승시키며 로 내의 가스분위기를 KN값 1.2 atm-1/2까지 조절하였다. 그리고 설정된 질화온도에서 질화공정시간을 0, 3, 10, 20시간까지 변화시켜가며 질화시간에 따른 화합물의 변화를 관찰하였다. 로 내의 암모니아의 분해율 및 가스분위기는 H2 가스 센서(Stange, SE-H2-75)를 이용하여 H2 가스 분율을 측정하였다. 그리고 KN값 1.2 atm-1/2으로 조절하기 위해, 수소분압을 46.6%로 제어하며 가스분위기를 유지시켰다. 그림 1은 본 연구에서 진행한 가스질화공정의 진행상황 및 주요변수(질화온도, 시간, 질화포텐셜)을 보여주고 있다.
가스질화 공정 후 각 공정조건에 따른 시험편의 경도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비커스경도기(Micro vickers hardness tester, Future Tech, FLV-10ARS-F)를 이용하여 25 gf의 하중값으로 표면경도 및 단면경도를 측정하였다. 그리고 질화 화합물의 조직은 광학현미경(Optical microscope, Huvitz, HRM-300, X1000)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한편 질화 화합물의 상의 분율 측정은 X-선 회절 분석(X-ray diffraction, PANalytical, X'Pert-PRO MPD, Cu-Ka 타겟)을 이용하여 실시하였다. 또한 CALPHAD기반의 열역학 계산은 FactSage 소프트웨어의 FSstel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수행하였으며, 평형 상태에서 계산을 수행하였습니다.
3. 결 과
그림 2는 실제 본 실험에서 질화온도 540 °C, 질화포텐셜 1.2 atm-1/2로 설정하고 질화공정시간 10 시간 동안 실제 질화공정변수(질화온도, 질화포텐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질화공정은 설정된 질화온도(540 °C)까지 온도를 상승시킨 후 동일 온도에서 유지하며, 설정된 질화포텐셜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암모니아 가스의 유량을 변화시켜가며 공정을 진행하였다.
가스질화공정은 로 내에 투입되는 암모니아가 분해하며, 이에 따라 로 내에는 질소, 수소, 미분해암모니아 3종류의 가스가 분포하게 된다. 그리고 이 경우 열역학적으로 질화 공정은 수소의 분압과 미 분해된 암모니아의 분압에 의해 결정된다.
본 실험에서는 초기단계에서는 온도는 350 °C이었으며 때 수소농도는 2.7%를 유지하였다. 즉 350 °C의 로 내 온도에 의해 암모니아의 분해로 인해 미량의 수소가 생상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추가적인 암모니아 가스의 투입 없이 질화설정온도 540 °C까지 약 3.8 °C/min의 속도로 온도가 상승하였으며, 공정상에 온도 도달에 대한 오차를 ±5 °C로 지정한 경우 질화공정 온도에는 약 50분이 지난 후에 도달하였으며, 이 때 수소농도는 35.6%(KN = 2.47 atm-1/2)로 측정되었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KN값은 1.2 atm-1/2 이며, AMS2759-10B 규격에 의하면 KN 1.2 atm-1/2 의 오차범위는 1.0 ~ 1.4 atm-1/2로 지정되어 있다[42].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설정된 KN값에 도달한 시간은 질화공정온도에 도달 후 15분이 지난 상태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질화 공정이 진행 중에는 설정된 온도와 설정된 KN값을 유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3은 질화공정온도를 510 °C, 540 °C 온도에서 질화포텐셜을 1.2 atm-1/2에서 질화공정시간의 변화에 따른 질화층에 대한 단면조직 사진이다. 로 내의 온도가 350 °C에서 510 °C까지 온도가 상승하는 단계에서는 로 내의 분위기가 질소에서 암모니아로 분위기가 변경되는 단계이며, 이 때의 질화포텐셜은 10 atm-1/2 이상의 높은 값을 갖고 있었다(그림 2). 즉. 그림 3(a)에서 보듯이 질화공정온도 510 °C에 도달하는 지점에서는 이미 표면에 질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질화공정시간 180 분이 흐른 후에는 약 4.3 μm의 화합물이 형성되었으며 질화공정시간 600 분, 1200 분이 지난 후에는 각각 5.2 μm, 6.9 μm의 화합물이 형성되었다. 그림 3(b)는 질화공정온도 540 °C에서 질화공정시간의 변화에 따른 화합물의 형성을 보여주고 있다. 질화공정온도 540 °C에 도달하는 지점에서 표면에는 이미 0.8 μm의 화합물의 형성되었다. 그리고, 질화공정시간이 180 분, 600 분으로 증가하면서 화합물은 5.7 μm, 9.7 μm까지 성장하였으며, 1200 분이 흐른 후에는 화합물의 두께가 8.2 μm으로 약간 감소하였다.
그림 4는 질화공정온도 510 °C, 540 °C에서 질화포텐셜을 1.2 atm-1/2 에서 질화공정시간의 변화에 따른 질화층에 대한 단면경도프로파일 결과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SCR420H 소재는 표면에 생성 및 성장하는 질화 화합물에 의한 표면 경도의 변화가 관찰되었으며, 확산층에 의한 경도 향상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SCR420H 소재의 심부 경도값은 250 ± 5 HV 로 측정되었다. 표면경도는 질화공정온도 510 °C에 도달 직후 533 HV 이었으며 공정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여 공정시간 1200 분이 흐른 후에는 784 HV까지 증가하였다. 유효경화 깊이는 초기에 50 μm에서 질화공정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여 약 460 μm까지 증가하였다. 질화공정온도 540 °C에서는 초기에 약 789 HV의 높은 표면경도를 갖고 있었으며 유효경화깊이는 100 μm로 측정되었다(그림 4(b)). 그리고 질화공정시간이 180 분이 지난 후에는 표면경도가 최대 844 HV까지 상승하였으나, 질화공정시간이 600 분이 흐른 후에는 표면경도는 563 HV 로 감소하였으며 유효경화깊이는 340 μm로 측정되었다. 질화공정시간이 1200분까지 지난 후에는 표면경도는 다시 736 HV로 증가하였으며 유효경화깊이는 460 μm로 나타났다.
그림 5는 질화공정온도 510 °C, 540 °C 에서 질화포텐셜을 1.2 atm-1/2 에서 시험편 표면에 형성된 질화화합물 상을 보다 자세하게 확인하기 위한 XRD (X-ray diffraction patterns) 측정 결과이다. 510 °C에서 질화공정을 진행한 경우 1 분이 경과된 후에는 ε상이 형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질화공정이 진행되면서 점차로 ε상과 γ′두 상의 피크의 강도가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질화공정이 1200 분이 경과된 후에는 γ′상의 피크가 관찰되었다. 질화공정온도 540 °C에서는 질화공정시간 1분이 경과된 후에도 ε상과 γ′두 상이 관찰되었다. 그리고 질화공정시간이 경과되면서 ε상의 피크는 감소하는 반면 γ′상의 피크는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표 2는 XRD를 통해 분석된 화합물의 분율을 보여주고 있다. 질화공정온도 510 °C에서 질화공정시간 1분에서는 ε상의 분율이 90 %, γ′상의 분율이 10 %로 관찰되었다. 질화공정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점차로 ε상의 분율은 감소하였으며 γ′상의 분율은 81.4 %까지 증가하였다. 질화공정온도 540 °C에서는 초기(1분)에 ε상의 분율이 54 %, γ′상의 분율이 46 %로 관찰되었다. 질화공정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급격하게 ε상의 분율은 감소하였으며 γ′상의 분율은 100 %까지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내용을 정리하면, 510 °C 조건에서는 ε상에서 γ′상으로의 전이가 공정 시간에 따라 점진적으로 진행되었으며, 180분 이후 γ′상이 우세하게 형성되었다. 540 °C 조건에서는 이 전이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며, 600분 경과 시 γ′상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1200분에서는 100%로 전환됨을 확인하였다.
4. 고 찰
본 연구는 기계구조용합금강 SCR420H 소재에 대해 실제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질화공정을 모사하여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며, 그에 따른 질화공정중의 화합물의 성장거동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보통 일반적으로 산업계서는 질화 전에 표면의 활성화를 위해서 낮은 온도에서 금속표면을 산화시킨다. 질화 전에 산화를 일으키게 되면 산화공정을 거치지 않은 경우에 비해 표면이 더 활성화되어 질화공정이 촉진된다고 알려져 있다[41]. 본 연구에서는 그림 1에서 보듯이 일반 공기분위기에서 350 °C 까지 온도를 상승시키고 일정시간 유지를 한 다음 NH3 가스를 주입하였다. 그러한 경우에는 금속의 표면에 Fe3O4가 형성되며, 그 이후 NH3의 투입으로 인해 Fe3O4는 완전히 환원된다[41,42]. 이와 같이 로 내의 가스 분위기를 형성하는 경우 질화는 설정된 질화온도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NH3 가스가 투입된 시점부터 질화온도까지 온도가 상승하는 동안 높은 질화포텐셜 상태에서 질화가 진행이 된다. 즉 그림 2에서 보듯이 NH3 가스가 투입된 이후 로 내의 분위기는 설정된 질화온도까지 상승하는데 약 50분이 걸리며 KN은 3 ~ 100 atm-1/2 의 높은 값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그림 3과 5에서 보듯이 표면에 질화 화합물이 형성이 되며, 이 때 형성된 화합물은 ε상이 주된 상으로 관찰되었다 (그림 5).
가스질화공정상에서 형성되는 질화화합물의 상 및 분율은 Lehrer diagram을 통해 해석이 가능하다. 순수한 Fe에서는 질소의 농도의 변화에 따라 ε상 및 γ′상의 분율이 변화한다. Lehere diagram에 의하면 질소농도가 5.76 wt% 이하에서는 γ′ 단일 상으로 존재하지만, 그 이상이 되면 ε상의 분율이 증가한다[35]. 철계 합금에서 다른 성분이 첨가(주로 C)되면 순수한 Fe와는 다르게 형성되는 질화화합물 상의 형성 및 상 분율의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7]. 그림 6은 SCR420H 강에 대하여 CALPHAD기법을 통한 Lehrer diagram 및 본 연구에서 진행한 질화공정온도 510°C와 540 °C 에서 KN 값과 질소농도의 상관관계 및 그 때의 안정한 상을 나타내는 상태도이다.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탄소를 0.20 wt.% 포함한 SCR420H 강은 γ′ 단일상만 존재하는 순수한 Fe와는 다르게 화합물층에 ε상과 γ′상이 공존하게 된다. 특히 CALPHAD 기반 Lehrer diagram에서 예측된 질화 포텐셜(KN) 값에 따른 γ′/ε상 공존 영역은, 510 °C 및 540 °C에서 실험적으로 관찰된 상분율 변화 경향과 잘 일치하였다. 이는 이론적 계산이 실제 상 형성 거동 예측에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540 °C의 고온 조건에서는 질소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며, 높은 열역학적 자유 에너지에 따라 ε상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해지고, γ′상으로의 상전이가 가속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에서 진행한 실험은 실제 현장에서 진행하는 질화공정을 모사한 실험으로 설정된 KN은 약 1.2atm-1/2 이지만 온도의 변화에 따라 급격한 KN의 변화 및 온도의 변화가 나타났다. 즉 NH3 가스 투입 이후 350 °C에서는 ε상의 영역에서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온도가 510 °C 및 540 °C까지 도달한 이후에는 ε영역을 넘어서 ε+γ′ 의 공존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이후 질화공정시간의 증가와 함께 ε+γ′ 의 공존 영역에 있으면서 열역학적으로 두 상의 분율의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W.B. Lee[42]는 AISI1015소재에 대해서 질화공정시간에 따른 질화 화합물 상의 분포를 EBSD로 관찰하고 열역학적으로 고찰하였다. 그리고 AISI1015소재의 질화공정중에 초기에는 표면에 ε + γ′ 두 상으로 화합물이 분포하지만 질화공정시간이 진행됨에 따라 γ′ + ε + γ′ 3개의 층으로 화합물상이 분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즉, 본 연구에서 진행한 SCR420H 소재에 대해서도 유사하게 표면에 존재하는 상이 초기에는 ε상이었지만, 질화공정시간의 증가함에 따라 ε상은 γ′상으로 변하고 최종적으로 화합물의 두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이 질화공정온도 510 °C에서보다 540 °C에서 발생한 이유는 높은 온도에서 보다 빠른 확산에 의해 화합물의 형성 및 변태가 빠르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이러한 Lehrer diagram을 통한 해석 결과는 그림 5의 XRD를 통한 상분율 해석 결과와 잘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표면경도는 표면에 형성되는 화합물의 두께, 화합물상, 기공의 유무 등에 의해 좌우된다. 그리고, 경화깊이는 확산 반응에 의해 시간에 제곱근에 비례한다. 510 °C에서 질화를 진행한 경우 질화공정시간 1분에서는 화합물두께가 0.5 μm이었으며 이 때 표면경도가 533HV정도로 낮았다. 그리고 질화공정시간이 증가한 이후에는 ε상과 γ′상의 분율이 변하였지만 화합물의 두께는 4.3 μm에서 6.9 μm까지 증가하였으며 표면경도는 755 HV에서 785 HV의 값으로 약간 증가하였다. 즉 510 °C의 질화공정시간에서 표면경도는 화합물의 두께와 비례하는 값을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림 7(a)).
540 °C에서 질화를 진행한 경우 질화공정시간 1분에서는 화합물 두께가 0.8 μm이었으며 이 때 표면경도는 789HV의 값을 가지고 있었다. 즉 510 °C에서 질화를 진행한 경우에 비해 화합물의 형성이 좀 더 진행이 되어 표면경도가 높게 나타났다. 질화공정시간이 180분으로 증가함에 따라 표면경도는 844 HV까지 증가하였으나, 질화공정시간이 600분이 경과된 경우에는 급격하게 표면경도가 562 HV로 낮아졌다. 그림 7(b)에서 보는바와 같이 질화공정시간 600분의 경우에는 화합물의 두께가 9.7 μm으로 최대가 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표면경도가 오히려 낮아졌다. 이 시간에서는 γ′상의 두께 증가에 비해, ε상의 두께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반면에, 질화공정시간이 1200분이 경과된 경우에는 화합물의 두께가 오히려 8.2 μm로 줄었으며 ε상의 분율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이러한 표면경도의 감소는 보통 pore의 형성 및 화합물 상의 변화에 기인한다. Pore의 형성은 화합물의 두께가 두꺼워지면서 발생하며 특히 ε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경화깊이는 확산반응에 의해 형성되는 확산층을 의미하며 시간의 제곱근에 비례한다. 그림 8은 SCR420H 소재의 유효경화깊이가 시간의 제곱근에 정비례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질화공정온도가 높은 경우 보다 깊은 유효경화깊이를 가졌다. 즉, 경화깊이는 확산에 의해 일어나는 전형적인 현상임을 보여주고 있다.
5. 결 론
본 연구는 실제 산업 질화로 조건을 반영하여 SCR420H 소재의 질화 화합물 형성 및 경화 거동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실험 결과, 초기 고 KN 환경에서 ε상이 우세하게 형성되며, 공정 시간이 증가할수록 γ′상으로의 상전이가 관찰되었다. 표면 경도는 화합물의 두께 및 상 조성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였으며, 특히 ε상이 두꺼워질 경우 pore 형성에 의한 경도 저하가 발생하였다. CALPHAD 기반 예측 결과는 실험과 잘 부합하였으며, 열역학적 모델링이 실제 질화 공정 해석에 유효함을 확인하였다. 세부적인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본 연구에서는 실제 가스질화에서 온도 및 시간의 변화와 함께 암모니아의 분해율 변화에 따른 질화포텐셜(Nitriding potential, KN)을 계산하였다. 질화공정 분위기에서 소재의 표면은 산화 된 다음 암모니아에 의해 환원된 후 화합물이 형성되었다. 화합물의 두께는 질화공정온도 510 °C에서 공정시간의 증가와 함께 성장하여 최대 6.9 μm 까지 성장하였다. 그리고 질화공정온도 540 °C에서는 공정시간의 증가와 함께 화합물두께가 최대 9.7 μm 까지 성장하였다가 다시 감소하였다.
2) 질화화합물은 ε상과 γ′ 두개의 상이 존재하였다. 질화 공정 초기에서는 ε상의 분율이 높았다. 그리고 공정시간의 증가와 함께 ε상의 분율은 감소하고 γ′상의 분율은 증가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질화공정온도가 높을수록 더욱 빠르게 진행되었다.
3) 표면경도는 질화화합물의 두께의 증가와 함께 증가하였다. 그러나 화합물두께 및 ε상의 두께가 두꺼워지면서 표면경도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이는 ε상의 두께가 두꺼워지면서 형성되는 pore층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4) 질화 화합물의 형성기구에 대해서는 CALPHAD기법을 사용하여 열역학적으로 비교 분석할 수 있었다. 그리고, Modified Lehrer diagram을 통해 질화공정상에서 ε상과 γ′상의 형성 기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본 연구는 산업 현장의 공정 제어 최적화 및 질화 품질 예측에 기여할 수 있으며, 향후에는 ε상 기반 화합물층 내 기공 형성 메커니즘의 정밀 분석 및 제어 방안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