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납작관(flat tube)은 에어컨 시스템에 적용되는 평행관류응축기(Parallel Flow Condenser, PFC)의 핵심 구성 요소로서, 고온·고압의 냉매가 액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 환경으로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 온·습도 변화나 장시간 운용 조건에서도 기능 저하 없이 작동 가능한 내구성과 구조적 신뢰성을 갖춘 소재가 요구된다.
Mn을 주조성으로 포함하는 3xxx계 Al 합금은 뛰어난 성형성, 탁월한 부식 저항성 및 우수한 열전도성을 바탕으로 자동차용 열교환기 및 히터 튜브 등 다양한 공업 응용 분야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1-3]. Al3102는 Mn 비율이 비교적 낮아 성형성이 우수하지만, 이로 인해 전기화학적 전위차가 증가하면서 기지 조직과 Mn-Fe 복합상 간의 갈바닉 반응 가능성이 커져 부식 저항성 저하가 우려된다[4–8]. 또한, 핵심 강화 원소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미세상 형성에 따른 강화 효과나 고상 내 치환 원자에 의한 강도 증가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9,10]. 이에 따라 Al3102의 조직을 정밀히 제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Al-Mn계 합금에서는 부식이 주로 기지와 금속간상 간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복합상의 분율과 크기를 제어함으로써 부식 개시 위치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다수 존재한다[6,8,11,12]. 동시에, 기계적 특성 향상을 위해서는 결정립 세분화, 미세상 분산, 고상 내 원자 치환과 같은 다양한 강화 메커니즘의 활용이 가능하다[13–15]. 그러나 Al3102의 경우 내부 복합상이 조대화될 경우 부식 저항성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 일부 기구의 효과가 제한적이며, 결정립 미세화가 가장 효과적인 강화 전략으로 간주된다.
납작관 제조 과정에서는 고온 변형이 필수적으로 동반되며, 이로 인해 복합상의 성장 또는 재분포, 조직 재형성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기존 연구에서는 열간 압출 시 내부 상의 미세화와 함께 새로운 결정립 구조가 형성되면서, 부식 저항성과 기계적 성능이 동시에 개선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16–18]. 하지만 압출 온도를 과도하게 상승시킬 경우, 복합상이 성장하여 이로 인해 부식 저항성이나 기계적 성능 저하가 초래될 우려가 있다. 그와는 별개로, 이와 같은 미세조직 변화와 성능 간의 인과관계를 정량적으로 충분히 체계화된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Al3102 소재를 기반으로 540 °C의 고온 압출 조건을 적용하여 납작관을 제조하였으며, 압출 전후 시편의 내부 조직 구조 및 강화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내식성 및 기계적 특성을 평가함으로써 이들 간의 상호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2. 실험 방법
본 실험에 활용된 Al3102 시편은 air-slip 주조 공정을 통해 지름 200 mm, 길이 320 mm의 원기둥 형상으로 제조되었으며, 이어서 510 °C에서 10시간 보온 처리 후 공랭함으로써 균질화 공정을 마쳤다. 주조된 소재의 화학 조성은 spark 발광 분광 장비(S-OES, SHIMADZU; PDA-7000)를 이용해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1에 요약하였다.
분석 결과, Mn은 0.376 wt% 수준으로 측정되었고, Fe, Si, Ti 등의 원소가 미량 포함되어 전형적인 Al3102 합금 조성과 유사한 성분을 나타내었다. 준비된 빌렛은 540 °C로 예열한 뒤, 80 mm/min의 속도로 압출하여 납작관을 형성하였다. 미세조직 및 특성 평가에 활용하기 위해, 빌렛 중심부에서 약 각 변이 약 60 mm 및 100 mm인 크기의 블록 시편을 채취하였다. 실험의 편의상, 압출 전 소재는 Al3102B, 압출 후 소재는 Al3102FT로 명명하였다.
미세조직 관찰을 위해, 시편은 #400부터 #4000까지의 SiC 연마지를 이용하여 순차적으로 연마하였고, 이후 1 μm 다이아몬드 페이스트로 경면 처리하였다. 상(phase) 분석은 X-ray 회절 분석기(Ultima IV)와 전자 탐침 마이크로 분석기(EPMA-1600)를 활용하여 수행하였다. 복합 금속상 및 결정립 구조는 주사전자현미경(FEG-SEM, TESCAN; MIRA III)과 해당 장비에 부착된 EBSD 분석기(Oxford instrument Symmetry)를 이용하여 관찰하였다. 또한, α-Al 기지 내 Mn 및 Fe의 미세 분포를 확인하기 위해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FE-TEM, JEOL JEM-2100F 모델)과 EDS 분석을 병행하였다. TEM 시편은 100 μm 이하로 기계적으로 연삭한 후, Nital 용액(35% HNO3 + 65% CH3OH)을 사용하여 냉각 조건 –20 °C, 전압 20 V의 환경에서 전해 연마(스트루어스, TenuPol-5)를 통해 제조하였다.
부식 특성 평가는 갈바닉 부식 시험법을 기반으로 하였으며, 전기 화학 측정 장비로는 Galvanostat (SP 150: Neo Science)을 사용하였다. 시험편은 사각형 형태로 가공한 뒤, 0.1 μm 다이아몬드 페이스트로 연마하고 알코올로 세척하여 준비하였다. 시험에 사용된 부식 용액은 NaCl 58.5 g, H2O2 9 mL, 증류수 1 L를 혼합하여 제조하였으며, ASTM G69 기준에 따라 시험을 수행하였다. 시험 조건은 25 °C의 실온, 전위 스캔은 1 mV/s의 속도로 진행되었으며, 측정 구간은 –1 V에서 +1 V까지 설정하였으며, 각각의 시편에 대해 세 번씩 반복 측정하였다. 부식 관련 계수인 Ecorr 및 Icorr 값, 부식 속도는 Tafel 기반 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해 계산하였다.
기계적 특성 평가는 비커스 경도 시험과 상온 인장 시험을 통해 수행되었다. 경도 시험은 Al3102B 중심부 및 Al3102FT 표면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하중 300 gf, 유지시간 10 초 조건에서 시편당 10회씩 수행하였다. Al3102B에 대한 인장 시험은 ASTM E8M 기준을 따른 인장 시편 형상으로 가공된 후, Instron 8501 장비를 활용하여 변형률 속도 10-3/s 조건에서 세 번 반복 측정하였다. Al3102FT의 인장 시험은 그림 1에 나타낸 시편 형상에 따라 Kraft 등과 Li 등의 선행 연구[19–20]에서 제시된 방식을 참고하여 동일한 변형률 조건으로 3회 수행하였다. 이때, 납작관 시편의 게이지 길이는 80 mm로 설정하였으며, 실제 측정된 단면적은 약 18.35 ± 0.04 mm2로 확인되었다.
3. 결과 및 고찰
3.1 Al3102 합금 빌렛과 납작관의 미세조직 및 상분석 결과
EBSD(Electron Backscatter Diffraction) 기법을 통해 획득된 패턴을 기반으로 구성된 Inverse Pole Figure(IPF) 맵 분석 결과를 그림 2에 요약, 제시하였다.
Al3102B 및 Al3102FT 모두 등축 결정립 구조를 나타냈으며, 평균 결정립 크기는 각각 243.0 μm와 77.3 μm로 측정되었다. 즉, 고온 압출 공정을 거친 후 Al3102FT의 결정립 크기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림 3(a)에서는 두 시편의 X선 회절 패턴 및 주요 생성상에 대한 분석 결과를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Al3102B와 Al3102FT 모두 α-Al과 Al6(Mn,Fe) 상을 포함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어지는 그림 3(b, c)에서는 초기 미세조직 특성을 시각적으로 비교한 결과를 제시하였다. Al3102B에서는 복합 상이 결정립계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며 일부는 입내에도 석출되어 있었으나, Al3102FT의 경우 대부분의 복합 상이 결정립 내부에 분산된 형태로 존재하였다. 이는 고온 변형 시 유도된 동적 재결정의 영향으로, 금속간 상이 결정립계 대신 내부에 형성되어 결정립계 이동을 저해하는 고착 효과를 나타낸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결정립이 조대화될 경우 이러한 효과는 약화되며, 금속간 화합물이 다시 결정립계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21]. 본 실험에서는 Al3102FT의 금속간 상 대부분이 입내에 위치한 것으로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EBSD를 기반으로 미세조직을 정밀 분석하였고, 그 결과는 그림 4에 도식화하였다.
그림 4(a)에서는 Al3102B에서 복합 상이 주로 결정립계를 따라 형성된 반면, 그림 4(b)에서는 Al3102FT에서 복합 상이 결정립 내에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는 양상이 나타났다. 해당 조직에 대응하는 SEM 2차 전자 영상인 그림 4(c)와 (d)에서는 빨간 화살표로 입계 상과 입내 상을 각각 명확히 표시하였다. 또한, 그림 4(e) 및 (f)는 각각 (c)와 (d)에서 관찰된 입자에 대해 EBSD로 획득한 Kikuchi 패턴을 제시하며, 해당 상의 결정학적 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우측의 EDS 분석 결과는 해당 입자가 Al, Mn, Fe 원소에 풍부함을 보여주며, 이는 Al6(Mn,Fe) 상과 일치함을 나타낸다. 요약하면, Al3102B에서는 금속간 상이 결정립계를 따라 주로 형성된 반면, Al3102FT에서는 입내에 더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 상의 조성은 EPMA 장비를 활용해 정량 분석하였으며, 분석 이미지 및 결과를 그림 5에 나타내었다.
두 시편 모두 Al, Mn, Fe 성분을 고농도로 포함하는 금속간 화합물이 관찰되었으며, 이는 XRD 결과와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Al6(Mn,Fe) 상으로 판단된다. 해당 상의 면적 분율과 평균 크기를 정량화하기 위해 FE-SEM 관찰 이미지를 기반으로 ImageJ2 프로그램을 활용하였고, 분석 결과는 표 2에 요약하였다.
Al6(Mn,Fe)의 면적 분율은 Al3102B가 0.35±0.15 %, Al3102FT가 0.29±0.11 %로 측정되었으며, 평균 입자 크기는 각각 1.6 ± 0.6 μm와 1.6 ± 1.2 μm로 나타났다. 즉, 고온 압출에 따라 석출물의 체적 분율은 소폭 감소한 반면, 입자 크기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열가공 중 석출 거동의 변화로 인해 입내 석출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열간 압출 공정의 고온 환경은 기존의 미세한 Al6(Mn,Fe) 석출물의 조대화 및 응집을 유도하며, 이로 인해 입자 수는 줄어들고 체적 분율은 감소하지만, 입자 크기는 오히려 커지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오스트발트 성숙(Ostwald ripening), 입자 재배열, 그리고 부분 용해 및 재석출 등 여러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된다.
3.2 Al3102 합금 빌렛과 납작관의 부식 특성
그림 6은 Al3102B 및 Al3102FT 시편에 대해 수행된 부식 실험에서 획득된 전형적인 분극 곡선들을 제시한 것이며, 측정된 전기화학적 수치는 표 3에 정리하였다. Al3102B의 부식 전위(Ecorr)는 -657.7 mV, Al3102FT의 부식 전위는 -639.6 mV로 측정되었으며, 후자가 더 양호한 전위 특성을 보였다. 부식 전류(Icorr)는 Al3102B에서 44.8 μA/cm2, Al3102FT에서 25.2 μA/cm2로 측정되어, Al3102FT에서 부식 전류가 감소하였다. 부식 속도는 Al3102FT가 0.27 mm/year로 나타났으며, 이는 Al3102B (0.49 mm/year) 대비 약 44% 감소한 값이다. 결과적으로, Al3102FT는 Al3102B에 비해 향상된 부식 저항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7(a, c)는 부식 후 시편 표면의 형태를 보여주며, 두 시편 모두 피팅 부식 특성을 나타냈다. 최대 부식 길이는 Al3102B가 893.7 μm, Al3102FT가 561.5 μm로 나타났으며, 그림 7(b, d)에 도식된 단면 분석에서는 Al3102B의 최대 깊이가 173.2 μm, Al3102FT는 94.9 μm로 측정되었다. Al3102FT의 얕은 부식 깊이는 앞선 전기화학 실험 결과와 동일한 경향을 나타내며, 우수한 내식 특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표 2와 표 3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Al3102B 대비 Al3102FT에서 Al6(Mn,Fe)의 분율이 감소하였다. 일반적으로 Mn을 주요 합금 원소로 갖는 3xxx계 Al 합금에서는 금속간 화합물의 분율이 감소하면 부식이 유발될 수 있는 잠재적 기점의 수가 줄어들며, 이에 따라 내식 특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여러 문헌에서 보고된 바 있다[6,8,11,12]. 또한, α-Al 내 Mn 함량이 증가할 경우, α-Al과 Al6(Mn,Fe) 간 전기 전위차가 감소하여 부식 저항성이 더욱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1,12]. Al3102B와 Al3102FT의 Al6(Mn,Fe) 분율 차이는 0.06%로 크지 않았으나, Al3102FT에서는 부식 전위(Ecorr)가 증가하는 반면, 부식 전류(Icorr) 및 부식 속도(Corrosion rate)는 모두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더 우수한 내 부식성)하였다. 이와 같은 상 분포 차이를 보다 정밀하게 규명하기 위해, SEM-EDS(그림 8(c, d)) 및 TEM-EDS(그림 8(e, f)) 분석을 수행하여 Al6(Mn,Fe) 상과 α-Al 기지 내 Mn 및 Fe 원소의 분포를 조사하였다. 분석 결과는 그림 8(a, b)에 종합적으로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Al3102FT의 Al6(Mn,Fe) 내 Mn 함량은 Al3102B 대비 일부 감소하였으나, 두 소재들 사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α-Al 내 Mn 함량은 Al3102FT에서 다소 증가하였으나, 전반적으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Al6(Mn,Fe) 분율 감소나 Mn 함량 변화만으로 Al3102FT의 부식 전류(Icorr) 및 부식 속도(Corrosion rate)의 현저한 감소를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앞에 초기 미세조직 언급한 것과 같이 Al 3102BT의 Al6(Mn, Fe)은 대부분 입내에서 형성되었다. 부식 특성과 Al6(Mn,Fe)을 형성된 위치의 상관 관계를 알아보고자 두 소재들의 부식 표면에서 Al6(Mn,Fe) 주위를 관찰하였고 그 결과를 그림 9에 제시하였다.
여기에서 Al3102B의 부식은 Al6(Mn,Fe)부터 시작되었고 결정립계를 따라서 전파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Al 3102FT의 부식은 Al6(Mn,Fe)부터 시작되었지만 결정립계를 따라서 전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추가적으로 검증하고자 EBSD 분석을 통해 부식 단면을 해석하였으며, 그림 10에 결과를 도식화하였다.
분석 결과 Al3102B은 결정립계를 따라서 부식이 진행된 것으로 관찰되었으며, Al 3102FT은 주로 결정립 내에 부식이 진행된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3.3 Al3102 합금 빌렛과 납작관의 기계적 특성
그림 11은 Al3102B와 Al3102FT의 인장 그래프를 나타낸 것이며, 측정된 경도 및 인장 특성은 표 4에 정리하였다. 비커스 경도 측정 결과, Al3102B의 경도는 28.7 Hv로 측정되었고 Al3102FT의 경도는 33.6 Hv로 나타나 Al3102FT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경도값을 보였다. 인장 실험 결과, Al3102B의 항복 강도는 51.2MPa, 인장 강도는 77.9 MPa로 측정되었으며, 연신율은 32.1%로 나타났다. 반면, Al3102FT는 항복 강도 56.3MPa, 인장 강도 91.9 MPa, 연신율 32.5%로 확인되었다. 즉, Al3102FT는 Al3102B 대비 경도와 인장 물성이 전반적으로 증가하였으며, 특히 항복 강도가 약 10%, 인장 강도가 약 16%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신율은 두 소재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Al3102FT에서 소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인장 시험 후 파단면을 분석한 결과(그림 12), 두 소재 모두 전형적인 연성 파괴 거동을 보였으며, 파면에서는 다수의 딤플(dimple)이 관찰되었다. 딤플의 평균 크기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Al3102B는 9.9 ± 5.6 μm, Al3102FT는 8.8 ± 5.8 μm로 나타났으며, Al3102FT 시편의 딤플이 상대적으로 더 작게 형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결정립 미세화 및 Al6(Mn,Fe) 상의 균일한 분포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결정립 크기가 작아지면 변형 시 응력 분산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로 인해 작고 균일한 딤플이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9,10]. 미세화된 결정립은 결정립계 밀도를 증가시키고, 이는 균열의 전파를 억제하며 소성 변형의 균일화를 유도한다. 아울러, 더 작고 균일하게 분포된 제2상 입자는 기공 형성의 균일성을 향상시켜 딤플의 형상 및 분포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미세조직 특성은 높은 밀도의 미세 딤플 형성을 유도하며, 이는 연성 파단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에너지 흡수 능력 및 기계적 인성 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9,10].
3xxx계 Al 합금의 기계적 특성 향상은 주로 석출 강화, 결정립 미세화, 그리고 고용 강화 기구에 의해 이루어진다[13–15]. 그러나 Al3102 합금은 주요 합금 원소의 함량이 1 wt% 이하로 제한되어 있어, 고용 강화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13,15]. 따라서 Al3102FT에서 관찰된 경도 및 인장 강도의 증가는 주로 결정립 미세화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Hall–Petch 관계에 따르면[22], Al3102B의 평균 결정립 크기 243.0 μm가 Al3102FT에서는 77.3 μm로 미세화되면서 약 6.9 MPa의 항복 강도 향상이 기대된다. 이와 같은 결정립 미세화는 기계적 물성 향상에 유의미하게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요약하자면, Al6(Mn,Fe) 석출물의 분율이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Al3102FT 시편은 결정립 미세화 효과에 의해 Al3102B보다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사료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Al3102 합금을 540 °C로 예열한 후, 80 mm/min의 속도로 압출하여 납작관 시편을 제조하였다. 이후 가공된 시편과 초기 빌렛 소재를 비교 대상으로 설정하여, 각각의 부식 거동 및 인장 특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실험적 분석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주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압출 전 소재의 평균 결정립 크기는 243.0 μm였으며, 압출 후에는 77.3 μm로 감소하여 고온 압출 과정에서 결정립 미세화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금속간 화합물의 분율은 압출 전보다 후에 소폭 줄어들었으며(0.35 ± 0.15% → 0.29 ± 0.11%), 그 평균 크기는 빌렛: 1.6 ± 0.6 μm와 납작관: 1.6 ± 1.2 μm로 나타났다. 즉, 압출 과정에서 금속간 화합물의 분율이 감소하는 반면, 평균 크기는 다소 증가하였다. 또한, 압출 전에는 금속간 화합물이 주로 결정립계에 존재하였으나, 압출 후에는 결정립 내부로 분포가 변화하는 특징이 확인되었다.
부식 특성 평가 결과, 압출 전 소재의 부식 전위는 -657.7mV, 압출 후 소재는 -639.6 mV 로 측정되어 압출 후 부식 전위가 다소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부식 전류는 압출 전 44.8 μA/cm2, 압출 후 25.2 μA/cm2로 약 2배 감소하여, 압출 후 부식 저항성이 향상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압출 과정에서 금속간 화합물이 결정립 내부로 위치가 변동되어 부식 개시 및 전파가 억제된 결과로 해석되었다.
기계적 특성 평가 결과, 비커스 경도는 압출 전 28.7 Hv에서 압출 후 33.6 Hv로 증가하였으며, 항복 강도 또한 51.2 MPa에서 56.3 MPa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기계적 특성 향상은 압출 후 금속간 화합물의 분율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평균 결정립 크기가 165.7 μm로 감소하여 결정립 미세화 효과가 뚜렷하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