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TWIP(twin induced plasticity) 효과에 의해 우수한 인장강도와 연신율의 조합을 가지는 고망간강은 조선 및 해양구조용 소재로써 활발히 연구개발되어 상용화에 이르고 있다 [1-4]. 조선/해양구조용 강재로써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는 해수분위기에서 우수한 응력부식균열(stress corrosion cracking, SCC) 저항성이 요구된다 [5,6]. 실제로 고망간강은 조선/해양구조용 소재로 사용되는 STS304 및 STS316과 같은 스테인리스강에 비해 우수한 응력부식균열 저항성을 가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7,8]. 한편 이러한 강재는 많은 경우 음극방식법을 이용하여 해수환경에서의 응력부식균열을 포함한 부식을 억제하고 있으며, 선급 규정 등에서 일반적으로 -0.85 VSCE 이상의 음극전위를 해양구조물에 인가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9].
고망간강은 크롬, 질소 등 다양한 합금원소를 첨가함으로써 응력부식균열 저항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10-16]. 강재의 첨가 원소로써 크롬은 FeO·Cr2O3 및 (Fe,Ni)CrO4와 같은 치밀한 부동태 피막을 형성하여 염화이온(Cl-)의 침투를 방지해 내식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0,11]. 또한 크롬은 부동태 개시에 필요한 전위를 낮춤으로써 강재가 더 부동태화 되기 쉽게 만들어주며, 부동태 안정화를 시킴으로써 합금의 부동태 용해 속도를 감소시켜 국부적인 파괴 및 피팅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11]. 질소는 염수환경에서 오스테나이트강의 피팅부식 및 틈부식과 같은 국부 부식에 대한 저항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2], 부동태 피막의 파괴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부동태 피막의 파괴 시 용액 내수소 이온(H+)과 결합하여 암모늄 이온(NH4+)을 형성함으로써 재부동태를 촉진시켜 피팅 저항성을 높이는 원소로 보고되고 있다 [10,13,14]. 또한 질소는 이차상의 석출을 지연시키며, 오스테나이트 안정화 원소로서 마르텐사이트 형성을 방지해 피팅 저항성을 향상시킨다. 시그마 상 및 금속간 화합물과 같은 이차상은 높은 크롬 함량을 가지는 연속적인 부동태 피막을 붕괴시킴으로써 응력집중부로 작용하는 크롬 고갈 지역(chromium-depleted zone)을 생성시켜 피팅 저항성을 낮추게 된다. 특히 크롬과 질소가 함께 첨가될 경우 부식 중 강의 표면에 CrN과 같은 부동태 피막을 형성함으로써 부동태 피막의 치밀한 형성을 돕고 이후 형성되는 부동태 피막에 더 많은 함량의 크롬이 함유되도록 유도함으로써 강재의 피팅 저항성을 높여준다고 보고되고 있다 [15,16].
본 연구에서는 Fe18Mn3Cr0.1N강과 크롬과 질소의 함량을 월등히 높인 Fe19Mn19Cr0.6N강의 인공해수분위기에서의 응력부식균열 거동을 저속인장시험법을 이용하여 관찰하였다. 저속인장시험은 양극용해 조건 및 음극방식 조건 두 조건에서 실시하였으며, 시험을 완료한 시편의 표면 및 파면 관찰과 미세조직 관찰을 통해 고망간강의 SCC 거동을 고찰하였다.
2. 실험방법
본 연구에서는 파일롯 스케일로 제조된 Fe18Mn3Cr0.1N강과 Fe19Mn19Cr0.6N강을 사용하였다. 표 1은 본 연구에서 사용한 두 강재의 합금 조성을 나타내고 있다. 각 강재의 미세조직 관찰을 위해 시편을 연마한 후 나이탈 용액을 이용하여 에칭한 후 광학현미경과 주사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관찰하였다. 각 시편의 탄화물을 포함한 상의 확인을 위해 X선 회절시험과 Thermo-Calc를 이용한 온도에 따른 상분율을 계산하였다.
각 강재의 부식 특성 측정을 위해 인공해수분위기에서 3가지 전극 셀(saturated calomel electrode, Pt plate counter electrode, working electrode)과 일정전위기(poentiostat, 모델명: Versa stat II)를 사용하여 1 mVs-1의 주사속도로 동전위 분극실험(potentio-dynamic polarization)을 진행하였다. 인공해수는 ASTM D1141-98에 의거하여 제조되었으며, 각 조건에서 최소 3번의 분극실험을 통해 부식전위(Ecorr)와 피팅전위(Epit)를 측정하였다.
저속인장시험은 ASTM G129에 의거하여 저속인장시험기(모델명: MTDI, CERT-2)를 이용하여 대기 및 인공해수 분위기에서 1×10-6s-1의 변형률 속도에서 수행하였다. 그림 1은 본 연구를 위한 수용액 환경에서 in-situ 저속인장시험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인공해수분위기에서의 저속인장시험은 인가전위를 각각 부식전위를 기준으로 음극방식(Ecorr - 0.1, 0.17, 0.28 V) 및 양극용해(Ecorr + 0.1 V) 환경으로 조절하면서 수행하였다. 저속인장시험 후 시편의 표면 및 파면은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을 이용하여 관찰하였다.
3. 실험결과 및 고찰
그림 2는 (a) Fe18Mn3Cr0.1N강과 (b) Fe19Mn19Cr0.6N강의 광학현미경과 SEM을 이용한 조직 사진을 보여주고 있으며, 두 강재 모두 오스테나이트 결정립계에 탄화물이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강재의 평균 결정립 크기는 15 μm 전후로 합금 조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림 3은 에너지분산형 분광분석법(energy dispersive spectrometry, EDS) 분석 결과를 나타낸다. Fe18Mn3Cr0.1N강에서는 주로 Fe 함량이 높은 탄화물이 검출되었고, Fe19Mn19Cr0.6N강에서는 주로 Cr 함량이 높은 탄화물이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그림 4의 X선 회절시험과 Thermo-Calc를 이용한 상분율 계산을 통해 확인되는데, Fe18Mn3Cr0.1N강의 미세조직은 단상 오스테나이트 결정립계에 M7C3 형태의 탄화물이 존재하며, 크롬과 질소의 함량이 높은 Fe19Mn19Cr0.6N강의 경우에는 M23C6 형태의 탄화물과 Cr2N 석출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림 5와 6은 인공해수분위기에서 (a) Fe18Mn3Cr0.1N강과 (b) Fe19Mn19Cr0.6N강의 대표적인 분극시험 곡선(그림 5) 및 시험 후 표면을 SEM을 이용하여 관찰한 사진(그림 6)을 보여주고 있다. Fe18Mn3Cr0.1N강에 크롬과 질소 함량이 증가함에 따라 부식전위는 -0.92에서 -0.82 VSCE로 다소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으나, 피팅전위는 -0.5에서 -0.17 VSCE로 크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고망간강의 경우 크롬과 질소 함량의 증가는 일반부식 저항성보다는 피팅부식에 대한 저항성 증가에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분극시험 후 표면을 SEM을 이용하여 관찰한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Fe18Mn3Cr0.1N강의 부식은 피팅부식의 형태로 관찰되었으며, 크롬과 질소 함량 증가에 따라 피팅부식의 정도가 현저히 감소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7은 (a) Fe18Mn3Cr0.1N강과 (b) Fe19Mn19Cr0.6N강의 대기와 인공해수분위기에서의 대표적인 저속인장곡선을 보여주고 있으며, 표 2에서는 이러한 여러 환경에서의 저속인장특성을 요약하였다. 일반적으로 저속인장시험을 이용하여 특정환경에서의 응력부식균열 저항성을 평가하는 경우, 응력부식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환경인 대기 중에서의 저속인장특성을 기준으로 특정환경에서의 저속인장특성의 감소 정도로 응력부식균열 저항성을 나타낸다. 이전 연구에 의하면 저속인장특성 중에서도 응력부식균열 저항성은 항복강도 또는 인장강도의 감소폭에 비해 연신율의 감소폭(reduction in tensile elongation, RTE)이 가장 재현성과 민감성에서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7,18]. 본 연구에서도 각 강재의 응력부식균열 저항성은 대기환경을 기준으로 인공해수분위기에서의 연신율 감소폭인 RTE값으로 나타내었다.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Fe18Mn3Cr0.1N강의 경우 대기 기준 인공해수분위기에서 음극방식(Ecorr-0.1, 0.17, 0.28 V) 조건과 양극용해(Ecorr+ 0.1V) 조건 모두에서 50~70% 범위의 RTE값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반해 두 환경 조건 모두에서 크롬과 질소의 함량이 높은 Fe19Mn19Cr0.6N강의 RTE값은 30% 수준으로 월등히 우수한 응력부식균열 저항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인공해수분위기에서 저속인장시험한 후 시편의 표면 관찰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그림 8은 (a) Fe18Mn3Cr0.1N강과 (b) Fe19Mn19Cr0.6N강을 인공해수분위기에서 각각 양극용해 및 음극방식 조건에서 저속인장시험한 후 표면을 SEM을 이용하여 관찰한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각 시편에서 인장방향과 수직한 방향으로 응력부식균열들이 다수 생성된 것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이러한 균열의 수와 정도는 Fe18Mn3Cr0.1N강에 비해 Fe19Mn19Cr0.6N강이 월등히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두 강재 모두 양극용해 조건에 비해 음극방식 조건에서 RTE값이 다소 높은 것을 알 수 있으며, 실제로 시험 후 표면 관찰에서도 음극방식 조건에서 응력부식균열의 정도와 수가 양극용해 조건에 비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고망간강의 크롬과 질소 함량 증가에 따른 응력부식균열기구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 대기와 인공해수분위기에서 저속인장시험 후 파면을 SEM을 이용하여 관찰하였다. 그림 9는 (a) Fe18Mn3Cr0.1N강과 (b) Fe19Mn19Cr0.6N강의 대기 중에서 저속인장시험한 후의 파면을 관찰한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대기환경의 경우에는 시편 내부에서 인장균열이 생성되는 전형적인 인장파단 거동을 보이므로 파면 관찰은 시편의 중앙부에서 수행하였다. 대기 중에서는 두 시편 모두 연성파단 형태인 딤플과 결정립계에 존재하는 탄화물의 영향에 의한 입계파단이 혼합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입계파단 양상은 M23C6 탄화물이 존재하는 Fe19Mn19Cr0.6N강이 Fe18Mn3Cr0.1N강에 비해 다소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10과 11은 (a) Fe18Mn3Cr0.1N강과 (b) Fe19Mn19Cr0.6N강의 인공해수분위기에서 양극용해(그림 10) 및 음극방식(그림 11) 조건에서 저속인장시험한 후의 파면을 SEM을 이용하여 관찰한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인공해수분위기에서는 표면에 응력부식균열이 생성되면서 균열이 시편의 내부로 진행되어가는 경향을 나타냄에 따라 파면 관찰은 응력부식균열이 시작된 부위인 시편의 표면부에서 이루어졌다. 인공해수분위기에서는 두 시편 모두 인가전위 조건에 무관하게 확연한 입계파단 양상이 관찰되었다. 흥미롭게도 음극방식 조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응력부식균열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양극용해 조건에서는 결정립계에 미세한 딤플이 관찰되었다. 결정립계를 따라서 응력부식균열이 진행되는 현상을 좀 더 면밀히 관찰하기 위해서 시편의 파면 부위를 인장방향과 수직하게 절단하여 균열의 진전 형상을 광학현미경을 이용하여 관찰하였다. 그림 1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두 시편 모두 응력부식균열은 결정립계를 따라 진전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Fe18Mn3Cr0.1N강에 비해 Fe19Mn19Cr0.6N강의 응력부식균열 손상이 월등히 적은 것 또한 관찰되었다. 입계파단 양상의 응력부식균열은 철강재에서 자주 관찰되고 있으며, 수소에 의한 결정립 결합력 약화 등으로 설명되고 있다 [19,20]. 이 외에도 본 연구에서 사용한 강재의 경우 결정립계에 존재하는 탄화물과 기지의 갈바닉 부식 등이 초기 응력부식균열의 생성을 조장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21].
본 연구를 통해 Mn의 함량이 18% 내외인 고망간강의 경우, 해수환경에서 입계파단 형태의 응력부식균열이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크롬과 질소의 함량이 증가된 Fe19Mn19Cr0.6N강에서도 입계파단 형태의 응력부식균열이 관찰되었으나, 그 정도와 수는 Fe18Mn3Cr0.1N강에 비해 월등히 낮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두 강재의 경우 결정립계를 따라 탄화물이 존재하였으며, 이러한 탄화물의 존재에 의한 결정립계의 선택적 부식에 의해 응력부식균열이 생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두 강재의 응력부식균열 민감도는 인가전위에 무관하게 관찰되었으나, 양극용해 조건이 음극방식 조건에 비해 다소 낮게 나타났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크롬 및 질소의 함량을 달리한 Fe18Mn3Cr0.1N강과 Fe19Mn19Cr0.6N강의 인공해수환경에서의 응력부식균열 거동을 저속인장시험법을 이용하여 양극용해 조건 및 음극방식 조건에서 평가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Fe18Mn3Cr0.1N강과 Fe19Mn19Cr0.6N강 모두 해수환경에서 입계파단 형태의 응력부식균열이 발생하였다. 입계파단 형태의 응력부식균열은 두 강재의 결정립계에 존재하는 탄화물의 선택적 부식에 의해 더욱 조장된 것으로 추측된다.
두 강재의 응력부식균열 민감도는 인가전위에 무관하게 관찰되었으나, 양극용해 조건이 음극방식 조건에 비해 그 정도가 다소 낮게 나타났다.
크롬과 질소의 함량이 증가된 Fe19Mn19Cr0.6N강의 응력부식균열 정도는 Fe18Mn3Cr0.1N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등히 감소된 것을 알 수 있었다. 크롬과 질소 함량 증가에 따라 응력부식균열 저항성 증가는 분극시험을 통해 확인된 바와 같이 피팅부식 저항성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